올해 마지막 고향길에 다녀왔다 (D-64)

만삭촬영까지 하고 싶었던, 원대한 나의 꿈

by rohkong 노콩

처음 계획은 그냥 엄마만, 엄마들만 만나고 오는 것이었다

시골에 내려간 김에 하루 더 자고 나도 만삭촬영을 해볼까? 생각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대문자 P인 부부이다

그렇게 시작된 만삭촬영을 위한 숙소 찾기가 시작되었다

주말이 일정에 끼어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아마 어느 신혼부부와 마찬가지로

매해 결혼기념일 근처에 여행을 가서

촬영을 하고 기념을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었다

어느 해는 부산에서 대전, 수원, 서울 일정을 보고 갑자기 가평까지 가서

1주년 촬영을 신나게 한 적도 있다

그다음 해엔 어려운 일이 많았고 힘든 일이 많아 시내에서

스티커 사진을 함께 찍고 고기를 먹었다

그다음인 지난해엔 캠핑장을 가서 신나게 사진 촬영을 했다

올해도 그렇게 어디든 가서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 올해는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11월을 장식하고 싶었다

4년 차, 웨딩촬영 겸 만삭 사진 촬영해 보자!


모든 계획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갑자기 하고 싶은 게 몰려들면 꼭 해내고 말던 나는

이제 변했다

마감을 하며 하루 종일 숙소를 찾다가

출발 전날 촬영은 포기하고 원래의 목적인

엄마들 만나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숙소를 못 찾아서도 있고

숙소가 비싸서도 있는데

갑자기 들어간 새로운 바람에

내게 소중한 원래의 목적이 변질되면

그건 또 무슨 의미인가


촬영을 하던 못하던 다음에 하기로 하고

하루 늦게 (이 또한 마감덕에 ㅎㅎ) 시골로 향했다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니 좋았다

한 지역에 살 때도 자주 만나지 않던 날이 많았는데

임신을 하고 나니 엄마가 참으로 애틋해지고 소중해진다

하룻밤을 자고 금세 떠나는 딸이지만

보다 도움 되고 사랑스러운 딸과 손녀가 되고 싶다 다짐한다


남편네 시골에 갔다

추석에도 못 오고 설에도 못 갈 예정이라 할머니를 뵙고

어머니를 뵈었다 이렇게 만나 뵈는 마음이 편안하다

가까운 듯하지만 자주 오지 못해 아쉽다

그리곤 소원 성취하듯 해산물을 잔뜩 먹었다

어머니도 평소에 이렇게까지 먹지 않는데 회를 잔뜩 먹어

힘들어하실 만큼 우리는 나의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

촬영을 하러 갔다면 인사만 하고 금세 떠났을 그의 고향에서

느긋하게 산책하고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고 여유롭게 카페도 가니 좋았다


이렇게 우리는 고향에서 머물다 집으로 향했다

집 가는 길에 언제나처럼 아웃렛을 들러 쇼핑을 할까?

했던 우리는 그냥 집에 가자

힘들다~ 해서 집으로 향했는데

차가 굉장히 많이 막히고 1시간 반, 2시간이면 도착할 집을

3시간 만에 도착했다

마지막 단풍시즌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집에 왔다

만삭에 다 달아가고 있는 나의 체력을 간과했다...

너무 힘들었고 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나는 추위를 더 많이 탔고 나는 차에 오래 앉아있기 어려웠다

아마 이 고향길이 올해 마지막 길이 아닐까 싶다



내년에 귀여운 토롱이와 올게요

엄마들 이제 저희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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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요구르트에 사과를 먹고

남편은 콘프러스트를 먹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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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니 다시 너무 배고 고프더라

그래서 피자를 만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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