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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니모 Nov 14. 2022

Ep2. 외주가 들어왔어요!

일하는베짱이

Ep2. 외주가 들어왔어요!



일하는베짱이가 결성되기 전, 클라이언트로부터 포스터를 의뢰받아 만들어 드린 일이 있었다. 다행히 포스터 작업은 어렵지 않았고 클라이언트로부터 굉장히 만족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의 일의 연장으로 이번에 일하는베짱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 영상제작 의뢰를 주셨다.(얏호!)


회사를 다녔던 시절부터 꽤 많은 작업을 함께했던 클라이언트였다.

오히려 우리의 첫 손님으로 맞이하기에 그분들이라 다행이었고, 일의 규모도 (비교적) 소규모라 적극적으로 업무를 받아들였다.


베짱이들은 디자이너다. 여기서부터 난관이 생겼다. "기획"에 대한 부재였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에헴) 마케팅팀에서 마케팅 담당자보다 마케팅을 잘 이해한 디자이너

기획자보다 더 날뛰는 기획력을 갖춘 디자이너라는 평을 받은 적이 있었다.

뭔가 명확히 전문적인 것 없이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살짝 발을 담그고 있는 나는 이것이 나의 고민 중의 하나였는데, 최근 읽은 책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몸값을 낮추는 사람이라고(이런 뜻이었던 거 같은데) 이야기해서 위로를 받았다. 사업에는 더 유리하다고.


여하튼 나는 기획자들만큼은 아니지만 "기획도 가능하다."라고 생각했다. 매사에 보통 나는 이런 편이다.

"할 수 있다."의 마음이 기저에 늘 깔려있다. 기획일을 만만히 여겨서는 절대 아니다 저 "할 수 있다"에는 "잘"이라는 부사가 빠져있다. 그래서 그냥 하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받아 든 클라이언트의 스토리보드는 내 눈에는 따로 기획이 필요 없다고 판단할 만큼 잘 정리되어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오류는 잘 만들어진 게 아니라 단지 잘 정리되어있다는 점 하나로 기획을 다시 하지 않았다. 그저 정리된 내용을 더 보기 좋게 편집하는 정도로 기획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혹시나 해서 또 이사님을 만나 뵙고, 기획에 대한 문의를 드렸다. 기획서와 콘셉트 시안 전달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사님은 정리된 기획서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디어를 곁들여 주셨다. 5분 분량의 두 편이 되는 영상에 대한 기획안을 우리는 그날 오후 5시부터 새로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스토리보드를 정리한 기획안과 우리식으로 재구성한 기획안, 이렇게 2종을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우리는 그날 밤 10시 넘어서까지 스토리보드 정리 기획안을 더 치밀하게 정리하고 조리했다. 같은 문구와 대사를 읽고 또 읽고 문장을 고치고 다시 바꾸고.

우리식으로 재구성한 기획안은 각자 1편씩 집에서 작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오전 9시 반까지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우리식으로 재구성한 기획안을 함께 보며 다시 정리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내레이션이 전체에 들어가는 게 아니고 메인 캐릭터 1명에게만 들어가기로 해서 어색하지 않게 영상을 끌어갈 수 있게 기획서를 쓰는데 꽤나 까다로웠고 새벽 3~4시경까지 기획서를 작성했다. 다음날 오전 9시 반, 우리는 헤롱 거리며 만나서 또 기획서를 10번 넘게 소리 내어 읽어가며 수정을 시작했다. 기획서 작성을 끝내고 나니 참 뿌듯했고, 그 과정도 육체피로만 아니면 상당히 즐거웠다. 같이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어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한다.


꽤 오랜 시간 기획에 대한 피드백은 받을 수 없었는데, 그들의 내부 사정이 있었던 듯했고

기획서는 한 번만에 통과되었다. 이렇게 한 번의 허들을 뛰어넘은 것 같아서 우리가 대견했다.

이렇게 한발 한발 성취들이 모여 열심히 굴러가 보자!


일하는베짱이로써의 첫 클라이언트 그분들이라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https://www.instagram.com/workinggrassho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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