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쏟아진 비만큼이나
온종일 우울한 하루였어요.
엄마랑 작은 말다툼을 했는데
속이 상해 도저히 기분이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분명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 '내 엄마'인데,
왜 나와 이토록 생각하는 게 다른 걸까?
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지?
눈 앞에 빨간빛이 보이고, 타고 있던 버스가 멈춰 섰어요. 무심코 고개를 돌려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들을 보는데 제각기 그 모습이 다른 거예요.
시계를 보는 사람. 통화를 하는 사람. 뒤뚱뒤뚱 뛰는 사람. 횡단보도 건너는 일 하나도 이렇게 다 다른 모습인데 엄마와 내 생각이 다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더라고요.
가까운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기에
그 차이를 인정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