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같은 시간에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부족해 허겁지겁 가방을 싸서 나왔어요.
버스를 타고 가방에 손을 넣어보니
아뿔싸! 이어폰이 없는 거예요.
그때부터 시장 한 복판에서 엄마 손을 잃은 아이처럼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늘 이어폰을 귀에 꽂고 무언가를 듣던 출근길이었는데 이어폰 없이 이 지루한 시간을 어떻게 버티지?
그런데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이 고요한 출근길에 어느새 적응해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걱정이 무색하게 멍도 때리고 생각도 하다가, 잠시 졸기도 하고 나름대로 시간이 잘 가더라고요?
없으면 큰일 날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없던 거였어요. 그러니 우리, 오늘 하루쯤은 손에 꽉 진 그 무언가를 살짝 놓아보는 건 어떨까요?
없어도 충분히 괜찮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