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간 세상은 내편 Nov 05. 2022

그 다음은 뭐가 있을까 궁금하다

나를 조금씩 테스트하며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주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를 위해 벼락치기로 글을 썼지만 응모에 실패했다. 이틀 동안 썼던 6편의 글은 바로 발행 취소했다.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은 퇴사 15개월 동안의 기록이었다. 다 내려놓고 쉬어 본 경험과 새로운 사람과의 인연, 일의 연결, 새로운 일을 통해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 느꼈던 점을 공유하고 싶었다. 당시에 짤막짤막 기록해 둔 글감을 토대로 글을 썼다. 묵히지 말고 바로 썼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아쉬움도 남았지만 어떤 일은 조금 뒤에 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가령 씁쓸한 인간관계 같이 지나야 정리가 되는 것.


어쨌든 벼락치기로 오랜만에 온 힘을 다해 글을 쓰고 나니 다시 글을 꾸준히 쓰고 싶어졌다. 정확히는 머릿속에 스쳐가는 생각들을 잡아 놓고 싶어졌다.


올해는 어떻게 이렇게 흘러왔나 싶을 정도로 소소하지만 다양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연결된 해였다. 코로나 덕분에 하프타임 프리랜서 개발자로 재택근무도 경험해 볼 수 있었고 책방 사업자를 내며 문화기획을 하고 지역 공모사업부터 시민기자, 인터뷰어가 되어 기존보다 넓은 관계망이 형성되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작은 성과들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천천히 스며들듯이 세상을 보는 스펙트럼을 넓힌 내면의 성장이 컸던 한 해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나도 몰랐던 내가 가진 편견들을 인식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 편견과 프레임을 계속 깨 나가는 게 앞으로의 숙제가 될 것 같다.

여전히 나다운 게 뭘까 질문하며 일을 하는데, 일을 하며 나다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1년 반을 비교적 느긋하게 달려왔는데 내년에는 압축해서 다시 말해서 집중하며 효율적으로 일이 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 때 자기 계발을 위해 많은 강의를 들으러 다녔고 각종 카페에 가입해 매일매일 글을 읽었다. 지금은 유튜브를 훨씬 많이 보지만 코로나 이전 자기 계발 시장은 블로그 혹은 카페에 통찰력 있고 필력이 뛰어난 사람이 쓴 글도 많이 봤다. 그때 강의장에서 만났던 사람들 중 여전히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도 있고 SNS로 서로 지켜보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 성공학 강의를 했던 분은 사업이 여전히 매해 2배 3배로 성장하고 있다. 그때 내 그릇은 너무 작아서 동기부여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뛰어들 용기는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나를 먼저 아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먼저 해 본 사람이 '이게 정답이야, 이렇게 해봐'라고 하는 자기 계발의 세계에서 일단 나왔다. 자의식이 강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안내로 따라가기 전에 나를 조금씩 테스트하며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기간이 길어졌다. (내 올챙이 시절을 항상 기억하자 다짐한다. 지금도 여전히 개구리가 못 됐지만)


나는 이제 회사를 나왔고 프리랜서 같은 개인사업자로 살아간다. 매번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한다. 다 같이 24시간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의 시간은 다 다르게 흘러간다. 시간을 압축해서 산다는 건 어떤 걸까 궁금해졌다. 남은 2022년을 올해 한일을 정리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하면서 정리하고 싶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알리고 싶은 건가?

소명 있는 삶을 살고 싶은가?

부자가 되고 싶은 건가?

알리고 싶다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왜 인가?


그리고 내년을 위해 빅피쳐를 그려보고 압축된 시간을 살아보리라 오늘 밤 아티스트웨이에서 다짐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인후통 보다 무서운 후유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