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위 1%의 IQ 소유자다

by 곽준원

나는 상위 1%의 IQ 소유자다. 초등학교 4학년 처음으로 IQ 검사를 실시했다. 무려 142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 결과를 학생에게 알려주지 않지만 학생 기록부에 적혀있고, 부모님에게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인생은 IQ의 숫자로 인해 나락으로 치달았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는 부모님과 면담을 통해 나의 IQ를 공개하셨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한마디 하셨다. "아이는 머리가 정말 좋아서 뭐든 조금만 하면 잘할 거예요." 담임 교사의 한마디에 부모님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고, 고정형 사고방식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넌 머리가 좋아서 뭐든 조금만 하면 금방 하는데, 왜 하지 않는 거야. 도대체 뭐가 문제니?"


그 문제는 바로 공감력이다. 그리고 결과 지향적인 교육 방침이 문제다. 영재발굴단에 나오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평범하게 일상으로 사는 모습을 자주 본다. 왜 그럴까?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왜 평범하게 삶을 살아갈까. 기대 심리에 충족하지 못할까 봐 조바심을 내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타인의 눈치를 보며 높은 IQ를 증명하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항상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만 찾아서 했고, 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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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는 한번 맡은 업무는 책임감을 갖고 끈기 있게 해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존재하듯 신경과민은 번아웃으로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아온 꼴이었다. 그러면서 타인을 향해 분노하거나 환경 탓을 하며 자주 이직했다. 여기는 나와 맞지 않는다며 회피했다. 내가 성장하지 않고 내가 바뀌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남 탓 시전을 오랫동안 했다.


아마 첫 문장에서 다들 선입견을 가졌을 것이다. 원래 머리가 좋아서 뭐든 척척하는 사람이구나라고 말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40년이 넘도록 다른 사람의 글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미적분을 이해한 기억도 없다. 지금도 여전히 미분, 적분을 모른다. 그리고 대학도 강남대학교를 겨우 추가 합격으로 입학했다. 어디에 있는지 들어본 대학인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학이다. 97년도 입학할 당시에는 주변이 논밭이었다. 지금은 용인 동백마을의 번성으로 주변 상권이 활발하지만 대학 다닐 시절에만 해도 시골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가장 중요한 건 과정 지향적이라야 한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상을 모두 반납하고 피똥 싸게 독서와 글쓰기를 했다. 블로그에는 상당히 정제되어 있는 글을 8시간에 걸쳐서 썼다. 물론 블로그에 타이핑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노트에 직접 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책의 내용에서 만족할 만한 글에 밑줄을 긋고, 노트에 필사를 한 후 나의 생각을 적었다. 그렇게 생각을 적고 다시 블로그에 옮기고, 다시 나의 글을 읽어보며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그래서 한편의 서평이 무려 8시간이나 걸렸다.


내가 아직도 IQ가 좋아서 해낸 거라고 생각하는가? 무려 8시간을 쓰고, 일기도 빠짐없이 10개월을 쓰고, 1년에 100권의 책을 읽고 80번의 서평을 썼다. 그런 습관을 2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처음 6개월은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다. 과정의 고통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의 내 모습만 보일 테니까. 하지만 장담한다. 누구나 고통 없이 무언가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2년 동안 독서를 하며 마음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심리학 도서만 40권이 넘게 읽고 썼다. 그래도 뇌의 화학물질의 분비를 없애지 못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이는 내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면 약의 효용을 빌려 안정감을 찾으면 된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찾으면서 정신에 문제가 생겨 약을 먹으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프레임이 문제다.


나는 항우울제를 먹어서 지금 너무나 편한 상태다. 그리고 뇌의 가소성으로 예전의 IQ를 되찾은 듯싶다. 인간의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보한다. 초등학교 시절의 IQ 142는 대학 시절에 아마 100도 안될 만큼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원래 나의 뇌로 회복한 듯 보인다. 어떻게 회복했을까. 그 과정에 중점을 두고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1년에 책을 100권 읽고 서평 하나에 8시간씩 공을 들여 쓰고, 하루에 30분씩 일기를 쓰면 자신의 뇌를 더욱 뛰어나게 만들 수 있다.


원래 머리가 좋았으니 지금 이렇게 글을 쓴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원래 머리가 좋았다면 나는 상위권 대학에 갔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방대학을 겨우 추가 합격으로 입학했다. 우리는 머리의 훌륭함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증명하는 거다. 제발 정신 차리고 독서하자.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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