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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준원 Feb 14. 2024

깔끔한 문장을 쓰고 싶다면 해야할 일.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글을 쓰면 꽤 읽기 쉽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가끔은 주변 지인이라서 용기 내라는 뜻으로 전하는 말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법 빈말이 아닌 진심이 담긴 칭찬이라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


글을 자주 써서 글을 잘 쓸까? 아니면 논리적인 사고 능력이 그동안 배양이 되어서 그럴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도 논리적이지 않고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흐름도 엉망인 글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글을 잘 쓰고, 읽기 쉽다는 피드백이 있을까. 글을 발행하기 전에 어떤 과정을 거쳐서다. 그 과정이 무엇인지 말해보고자 한다.



책을 읽으며 블로그에 글을 발행했다. '내맘대로서평'이라고 카테고리를 정하고 누가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고, 글을 발행했다.(지금은 카테고리를 세분화했다.) 물론 처음에는 너무나 긴장해서 발행한 글을 지울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심성이 고운 블로그 이웃분들은 비난보다는 응원의 댓글을 더 많이 달아주었다.


글의 발행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을 시기는 약 6개월이 흐른 뒤였다. 글을 쓰고 발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의도한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될까.', '내가 의도한 바는 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댓글을 달았을까.'라는 생각의 연장선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방향이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한 긍정적인 태도였다.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도 타인의 시선에 있었다. 이처럼 타인의 시선은 무언가를 행동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장벽을 높게 세우는 원인이기도 하다. 특별한 계기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타인의 시선은 장벽이 아닌 '더 잘 쓰고 싶다'라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꾸준히 독서와 서평, 일기라는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글쓰기 책을 탐색했다. 그중 퇴고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책은 단연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이다. 책의 저자인 김정선 작가는 책을 출간한 이유가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는 사람이 덜 어색하고, 모호한 문장을 줄였으면 하는 마음에 있었다. 그렇지만 일반 독자에게 훨씬 영향을 준 책이다. 그만큼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무튼. 책에서 말하는 교정, 교열을 전부 자신의 글에 반영하기는 어렵다. 모든 내용을 단번에 적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역시 첫 술에 배부른 법은 없다. 그래서 책을 읽고 저자가 말하는 여러 주제 가운데 처음에 등장하는 "적의를 보이는 것들'의 내용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


먼저 기존에 작성한 글에서 '~적, ~의, ~것, ~들'을 빼고 문장을 다시 써 보았다. 퇴고는 매우 힘들었고, 글 전체를 다시 쓰는 기분이었다. 지금도 서평을 발행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투입하지만, 당시만 해도 서평 하나에 6시간이 소요됐다. 책을 읽고 밑줄 그은 문장과 나의 생각을 정리하여 노트에 적었고, 그 내용을 다시 블로그에 옮기며 1차 퇴고를 진행했다.


글을 모두 작성하면 다시 읽어보며, 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은 하이라이트 처리를 추가했다. 적어도 하이라이트 문장만이라도 읽었으면 하는 심경으로 작업했다. 하이라이트 글을 다시 읽어보며 적당한 사진을 찾아서 삽입하고, 마지막으로 글의 제목을 수정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작업을 진행한 탓에 퇴고를 해야 하는 의지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쓰려면 고차원의 사고 능력이 필요했고, 그 능력을 키우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서 꽤 힘들었다..)


글쓰기 노트 - 예전에는 의식의 흐름보다 글이 더 빨리 써져서 글씨가 이뻤는데.. 지금은 그 반대다.


지금 작성한 이 글도 먼저 의식의 흐름대로 노트에 적었다. 물론 앞서 퇴고에 적용했던 교정, 교열의 내용을 최대한 글에 반영하며 쓴다. 사회적 환경은 '사회 환경'으로 고치는 작업이 습관화되어 나타난다. '아버지와의 통화'와 같이 쓴 글은 '아버지와 통화한 일'이라고 바꾼다. 물론 '~의'를 쓴다고 나쁜 글은 아니지만 최대한 자세히 묘사하려는 글을 지향한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에서 '~것'과 '~들'을 빼는 연습을 해보면 '건강들 하세요'라는 문장이 어색해진다. '여러분 건강하세요."라고 하지  '건강'이라는 명사에 복수를 뜻하는 '들'을 붙이는 글은 어색하다. 이러한 교정, 교열을 연습하고, 글쓰기에 습관화가 되었다면 '~대한', '~위한'을 제거하는 작업이 다음 차례다.


책에서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는 예시가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지만 저자는 모호하다고 말한다. 왜 모호할까? 미래가 없어질 것처럼 느껴져서 걱정인 건지, 경제적으로 어려워질까 봐 걱정인 건지, 건강이 악화되어 오래 살지 못할까 봐 걱정인 건지 불명확해서 그렇다.


이처럼 '~대한', '~위해'와 같은 단어를 삭제하고 글을 다시 써보면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사족이 많다고 느낀다면 줄이면 된다. 줄이는 시간보다 글을 늘리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구체적으로 글을 쓴다면 글을 읽는 사람의 머릿속에도 글의 내용과 유사한 청사진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 청사진이 생기면 글을 읽는 사람은 이해가 더 잘 된다고 느끼며, 잘 쓴 글이라고도 말한다.


오늘부터라도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우선 '적의를 보이는 것들'에서 말하는 단어를 삭제하는 연습을 해본 후 익숙해지면 '~대한', '~위한'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글을 다시 써보자. 분명 문장이 더 깔끔하고 읽기 쉬워진다고 확신한다.




<참고도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저자 김정선

출판 유유

발매 20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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