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를 정리하면서 논술과 면접까지 한 번에
공공기관(공기업) 취업의 핵심은 필기전형이라 생각한다. 물론 필기 이후에 면접도 기다리지만 일단 필기의 산을 넘어야 면접장에 들어간다. 보통 서류 심사 단계에서는 지원 조건을 충족하면 합격시키고 필기시험을 통해 채용 인원의 2~10 배수를 남긴다. 다시 말하면 수백, 수천 명에 달하는 지원자 모두를 면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필기전형에서 탈락자를 대거 발생시킨다. 가끔 후배 중에 공기업 서류 붙었다고 방방 뛰기도 하는데 좋아하지 마시기를. (님만 붙은 거 아니다) 진짜 전쟁은 필기부터라는 점을 명심하시라.
최근 공공기관 채용 동향을 살펴보니 필기전형은 아래와 같은 유형으로 분류한다. 학사 기준 일반전형을 중심으로 정리해보았다.
1. NCS(직업기초능력평가) : 객관식, 기관별로 유형 상이
→ 모 기관은 3개 유형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능력)
or 모 기관은 6개 유형 (의사소통, 자원관리, 수리, 문제해결, 정보, 조직이해)
2. 전공시험(직무수행능력평가) : 객관식, 주관식(약술, 서술, 논술, 단답형 등 복합형)
→지원 분야별 4년제 대졸 수준 전공 지식, 해당 과목 사전 공지
3. 일반논술 : 주로 금융형 공공기관에서 경영, 경제, 자본시장 및 시사 관련 일반 논술
4. 기관 고유 사업 : 객관식(캠코), 논술형(주금공)
5. 그 외 특이사항 : 예금보험공사(공통과목 회계원리), 금융감독원 (필기전형 1,2차로 진행), 인천항만공사(공통 한국사 10문항) 등
기관별로 다르겠지만, 대개 필기전형은
NCS(직무기초능력평가)만 치르기도 하고
NCS + 전공시험으로 치르기도 하고
NCS + 전공시험 + 시사 논술을 치르기도 한다.
내가 지원한 곳은 ‘금융형’ 공공기관이었다. 소위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들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현재는 공공기관 지정 해제), 한국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대상이다. 이런 기관들은 예전부터 필기가 빡세기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전공시험에 일반논술, 그리고 인·적성(요즘 NCS)까지 공부해야 하니 가장 많은 영역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 번에 걸쳐 필기 전형(시사 논술, NCS, 전공시험)에 대한 준비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시사 논술부터 말씀드리고 싶다. 대다수 기관에서는 논술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유독 금융형 공공기관에서는 이 시험을 고수하기에 나 역시 억지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나고 보니 시사논술을 준비한 덕분에 공공기관 도전 7개월 만에 최종 합격의 결실을 얻은 것 같다.
논술을 준비하면 자연스레 시사 이슈를 알게 되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지원하는 기관의 현안, 시장을 접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논술을 작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표 면접과 토론 면접으로 연결했다. 즉, 한 가지 주제로 자료를 모으고 논술을 작성하고 면접 연습을 하는 1타 3피 전략이 취뽀에 먹혔다고 확신한다. 아래와 같이 필기와 면접을 함께 준비했다.
1. 신문으로 자료 모으기
나는 학창 시절부터 논술이 어렵게 느껴졌다. 논술을 요리조리 피해 운 좋게 대학에 들어갔다. 그 결과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은 물론 관심도 없었다. 문제는 시사를 외면하니까 아는 게 없다는 점이다. 앎과 생각의 부재는 면접 때 들통나기 마련이었다. 뭔가를 알아야 설명이 가능한 발표면접, 토론 면접이 그렇게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입사하고 싶은 공공기관은 논술을 본다기에 더는 피할 수가 없었다. 별수 없이 논술에 맞서기로 했다.
시사논술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자료가 필요하다. 만일 시사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신문을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즉, 신문 기사를 훑으면서 본인이 원하는 기업, 기업이 속한 산업, 업무 관련 새로운 이슈를 중심으로 기사를 찾아본다. 나는 경제, 경영, 금융, 자본시장과 관련하여 헤드라인을 위주로 빠르게 훑었다. 특히 경제신문에는 내가 지원하는 분야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이 많았다. 나는 4가지를 중심으로 신문 기사를 골랐다. ① 국내 경제 현황, 전망 ② 세계 경제 흐름 ③ 회사 관련 기사 ④ 뜨거운 감자 (시사 이슈)
오늘의 기사를 선택하면
① 기사의 흐름을 살폈다. 가령, 기사는 첫 문단에 기사의 핵심을 설명하고 본문에 인과관계, 수치와 다양한 데이터가 나온다. 마지막에는 전문가의 언급이 이어지면서 맺는다.
② 키워드를 골랐다. 들어는 봤지만 설명할 수 없는 ‘개념’에 대해 정의를 따로 정리해 놓았다. 반드시 자필로 공책에 적어놨다. 시사논술은 시험지에 펜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이라 수기 작성에 익숙해지기 위함이었다.
③ 각종 통계 자료, 전문가 언급 등을 정리해 시사논술에 인용해보았다.
④ 마지막으로 내 생각을 정리했다. 어떤 생각이라도 좋았다. 의식의 흐름이라도 써봤다.
신문에는 다채로운 정보와 여러 사람의 생각을 담는다. 가끔은 과거 이야기도 언급되고 전문가들은 미래를 전망하기도 한다. 매일 읽다 보면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기존에 정리한 내 자료가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았다. 나는 신문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알았다. 생각에 그치지 않고 글로, 말로 이어갔다.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아야 논술도 쓰고 면접 때 한마디라도 하지 않겠는가. 비록 정답이 아니더라도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매일 신문을 펼쳤다. 이렇게 지면을 훑다 보면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츰 익숙해졌다.
단, 정보가 특정 입장에 편향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어렵지 않은 것을 골랐다. 버거운 기사를 읽다 보면 온종일 기사 분석에 시간을 다 보내기 때문이다. 나는 인턴 근무를 하면서 사무실에 도착한 신문을 읽었는데, 요즘은 주요 포털에서 다양한 언론사의 기사를 편하게 접한다. 만약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면 매일 비치되는 신문 코너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2. 라디오와 뉴스로 이야기 흐름 파악하기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과 뉴스 코너를 시사 공부 자료로 활용했다. 진행자가 경제를 알기 쉽게 전달해주고 시간이 길지 않은 프로그램을 골랐다. 먼저 라디오를 말하자면, 요즘도 종종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듣는데 경제 전문가들이 나와서 특정 국내외 경제의 흐름을 설명해준다. 라디오로 공부하다 보면 유익한 점이 있다.
① 요즘 어떤 정보를 알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
라디오 다시 듣기 메뉴를 살펴보면 매일 주제가 올라온다. 신문은 내가 직접 필요한 정보를 솎았지만, 라디오는 지금 어떤 이슈가 가장 핫한지를 알려준다. 제목을 보며 내가 몰랐던 점, 알고 싶은 점을 중심으로 다시 듣기를 하면서 받아 적었다. 주로 특정 이슈의 배경, 통계 자료, 주장의 근거, 전문가의 인용을 정리해놨다.
② 주제를 설명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따라 해 봤다. 진행자가 말하는 방식을 어떤 주제를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받아 쓰고 주요 키워드와 주장의 근거를 체크했다. 보통, 화두를 제시하고 사안에 대한 실태, 문제점, 참고 사례, 제언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지난 9월 9일 방송된 MBC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중 '경기 침체 본격화 하나? 경기 흐름과 변수 진단’ 부분을 들어보자면.
(화두 제시) 요즘 우리나라나 전 세계 경제 상황을 보면 상반기 코로나 확산 때가 바닥이고, 곧 회복할 것이라는 V자 반등이라는 기대가 컸는데, 요즘 지표를 보면 불경기가 길어지겠다는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오늘은 경기의 흐름, 변수를 진단해보겠다.
(본론 1) 경제 상황에 대해 가장 우려스러운 점?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며 업황이 어려운 기업, 산업에 근로자분들, 자영업자, 프리랜서분들이 걱정. 금일 발표 고용 통계가 이런 상황을 뒷받침.
즉, 버티다가 직원 정리 회사 나타나고 견디다가 가게 접는 자영업자가 더 많이 나타날 것.
(본론 2 ) 코로나 이후의 우리 경제 패러다임 변화는? 코로나의 장기화와 재발 가능성은 크기에 코로나가 진정되어도 여행, 외출, 외식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본론 3) 전 세계적으로 경기의 구멍, 손실을 정부가 메워주는 분위기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도 높아지면서 우려 사항도 높아질 텐데 어떻게 보면 좋을까? 지난해까지는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돈을 쓸 수밖에는 없다. 그 결과 정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우려스러운 점은 국가 채무의 상승 속도가 높아지는 점이다.
(맺음)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제언을 하자면? 돈을 쓸 수밖에 없기에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고민을 해야 한다. 더욱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
10분 정도 되는 오디오 클립을 통해 현재 경제 상황을 짚어보았다. 다양한 통계와 전문가의 제언도 따로 정리해놓고 무엇보다 진행자가 주제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눈여겨보고 논술을 쓰거나 면접 때 주제를 설명하는 흐름을 활용해보았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뉴스 코너를 활용할 수 있다. 뉴스를 듣다 보면 라디오처럼 어떤 사안을 두고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코너가 있다. 예를 들어, SBS 뉴스의 '친절한 경제'와 최신 경제 상황을 알려주는데, 앵커와 기자의 이야기 흐름에 귀를 기울여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지 살펴보았다. 아울러 뉴스는 시각 자료도 포함하기에 관련 자료와 출처를 확인하면서 자료를 정리할 수 있다.
이 공부의 포인트는 어떤 내용이든 알기 쉬워야 한다는 점이다. 알기 쉬워야 내가 이해할 수 있고, 논술을 쓰거나 면접 때 말을 하면서 상대를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으로는 이해되지 않던 부분도 라디오나 뉴스로 해결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글과 말은 서로 보완되는 것 같다.
3. 답안지 작성하고 보완하기
나 : “선배님, 저 논술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이거 어떻게 준비해요?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까 봐요.”
선배 : “글은 쓰면 늘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단 써봐.”
목표가 뚜렷해도 뭔가를 실행하려면 막막한 법이다. 이런 고민을 선배에게 다 털어놨는데 선배는 항상 해법을 줬다. 나는 신기하게도 그 말에 용기를 얻어 펜을 들어보았다. 모아놓은 시사 자료와 기출문제(타 기업도 환영)를 중심으로 주제를 정했다. 시험지 크기가 B4용지라고 들어서 종이를 구해 칸을 그려 넣어 복사해놨다. 채용 공고에 시험 시간을 참고해서 시간을 쟀다. 예를 들어, 논술 영역이 60분간 진행된다면 연습 때는 40분간 글을 썼다.
답안지 여백에 주제에 대해 ‘서론 - 본론 3 단락 - 결론’으로 얼개부터 짜고 볼펜으로 바로 써 내려갔다. B4용지 두 쪽을 채우다 보면 금세 30분이 지났다. 남은 10분간 볼펜으로 빠르게 퇴고를 하고 같이 입사를 준비하던 인턴 동료와 답안지를 바꿔 보았다. 서로 내용을 보면서 키워드가 잘 들어갔는지, 개념 정의가 명확한지, 배경 설명이 잘 되었는지, 주장에 대한 근거가 어색하지 않은지를 살폈다. 서로 논술이 처음이었지만, 이렇게 매일 쓰면서 2~3개월 지나니 답안지가 점차 알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동료가 표시해준 내용을 확인하면서 빨간 볼펜으로 답안지를 업그레이드했다. 개념 정의와 배경 설명을 보충하고 틀린 수치를 바로 잡으면서 스스로 답안지를 고쳤다. 그리고 1, 2주가 지나면 다시 동일한 주제로 논술을 써봤다. 써본 걸 다시 쓰는 행위는 조금 더 수월하다. 이렇게 연습하는 주제를 시험장에서 만나면 그렇게 반가웠다. 답안을 술술 써버리고 1등으로 퇴장하는 짜릿함도 느꼈다.
4. 면접용 답안 만들기
2020년 하반기 우리 경제를 전망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바로 답변할 수 있는가? 특히, 발표면접이나 토론 면접은 면접 시간이 3분 또는 몇십 분간 소요되므로 단순히 얕은 지식으로는 면접에 합격하기가 어렵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신문과 라디오로 모은 시사 자료를 바탕으로 논술도 쓰고 면접까지 연습했다. 면접 전형에 시사나 회사 이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기에 처음부터 필기 + 면접을 함께 준비한 것이다.
① 3분 스피치를 위해 서론 - 본론 - 결론을 짧게 정리해서 직접 말해보았다. 입을 떼고 말을 시작하다 보면 3분이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3분이라는 시간에 맞춰 핵심을 담았다. 시간을 재고 녹음을 해서 들어보았다. 마찬가지로 대본을 다듬어보며 하나의 이슈에 대해 글과 말 모두 익숙해지도록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② 토론 면접은 논제, 찬반 측 근거, 예시를 찾으며 준비했다. 먼저 요즘 핫한 주제에 대해 눈을 켜고 찾아보았다. 보통 신문을 활용하거나 100분 토론을 보며 논제를 모았다. 100분이나 듣는 것보다 신문으로 빨리 습득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매일 경제 신문에 [이슈 토론] 코너가 있다. 해당 내용을 보면서 왜 논란인지 배경을 잘 살피고 찬성과 반대 양측의 논리를 세 가지씩 정리하고 좋은 사례를 따로 적어놓고 토론 면접을 대비했다.
이 외에도 시중 금융 관련 논술 교재를 참고했다. 주로 목차에 있는 주제를 살펴보며 고전적인 주제(저출산, 고령화 등)나 잘 몰랐던 시사 내용에 대해 숙지하며 시사 논술을 준비했다. 논술 교재를 참고할 때 그냥 훑어보기만 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당 주제에 대해 반드시 직접 작성하면서 교재에서 설명하는 글 구조와 참고 자료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시사에 관해 관심이 없던 내가 시사 이슈를 알아가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사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분야가 광범위해서 스스로 범위를 줄이고 매체의 도움을 받아 주제를 추려내는 과정이 중요했다. 하지만 처음만 힘들다. 자료를 모으고 써보고 말로도 표현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떤 생각을 전해야 할지 몰랐던 내가 논술을 쓰고 발언을 하는 사실에 점차 용기를 얻었다. 항상 두려웠던 필기시험과 면접 날짜가 점차 기다려졌다.
이렇게 매일 시사 이슈를 공부하면서 그렇게도 어려웠던 인·적성(NCS) 공부도 병행해야 하는데...
다음 이야기 : NCS(직업기초능력) 시험공부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