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대한 이야기, 첫 번째
사당오락 :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국어사전에 이 말이 있다는 것이 더 놀랍다. 심지어 바로 밑에는 삼당사락도 있다. 그럼 4 시간 자면 합격도 하고 불합격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어릴 적 나에게 그 누구도 잠의 소중함을 알려주지 않았기에 열심히 잠을 줄였다. 중학교 시절부터 잠을 줄이기 시작했으니, 거의 20년이라는 시간을 잠을 줄였다. 그래도 젊음이라는 갑옷이 그동안 튼튼하게 나를 지켜주었다.
그게 아니라면, 인생이 많은 부분에서 '총량의 법칙'은 적용되기 때문에 밤의 시간을 얻은 대신 낮에는 꾸벅꾸벅 졸면서 수면을 총량을 채웠을지도 모른다. 꾸벅꾸벅 보충한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는 싸늘하고 씁쓸한 생각이 든다. 효율적이지 않은 삶이었을까.
어쨌든, 최근에 본 <수면의 과학>이라는 책에서는 연령별로 필요한 수면시간과 리듬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수면리듬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잘못된 삶을 살아왔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호르몬의 영향 덕분인지(?) 14~17세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 패턴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들이여, 늦잠을 잘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잠을 줄여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을 이루게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한, 적절한 잠을 자는 것이 꿈에 다가가게 해 준다. 그냥 나의 뇌피셜, 느낌적인 느낌이 아니라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말이다. 한 달 동안 천천히 읽고 있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의 저자인 매슈 워커(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는 그 원리를 책에서 길게 설명한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한 번은 사흘 밤낮을 꼬박 잠 안 자고 고심했지만, 좌절감만 계속 쌓여 갔다. 사실 그렇게까지 잠을 안 자고 버텼을 가능성은 적지만, 그렇게 노력했어도 멘델레예프가 그 암호를 깨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지친 그는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 뿐 체계적인 조직 원리를 보여 주기를 거부하는 원소들을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다.
잠자는 동안 그는 꿈을 꾸었고, 꿈꾸는 뇌는 깨어 있는 뇌가 할 수 없었던 성취를 이루었다. 꿈은 그의 마음속에서 맴돌고 있는 원소들을 모았다가 한 순간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하여 신묘한 격자 안에 딸깍 끼워 넣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315쪽.
잠은 생각을 정리하게 해 주고, 기억을 더 단단하게 해 주며, 심지어 알아서 재배열까지 해준다는 신기한 과학이야기. 이래도 사당오락, 삼당사락을 외친다는 것은 결국 꿈이 아니라 실패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잠이 부족하면 성적은 떨어진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성격도 나빠지고, 우울증 가능성도 높아지며, 각종 병에 걸릴 가능성도 많다(이렇게 쓰고 보니, 오늘은 더 일찍 자야겠다는). 그래서 오늘은 여기까지.
글쓰기 끝. 수면 시작:)
대문사진: Unsplash의 Randy Taram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