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자신의 꿈을 통제할 수 있다면?

루시드 드림(feat. 인셉션)

by 송곳독서

배경음악은 이렇게 정했다. 인셉션 ost. 잠시 글 읽기를 멈추고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읽기를 추천해 본다.


자각몽(lucid dreaming)은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채로 꾸는 꿈을 말한다. 하지만 그 용어는 일상어법에서 자신이 꾸는 꿈을 자의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지닌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즉 하늘을 날자고 결심하거나 문제 해결 같은 꿈의 기능들을 활용하는 쪽으로 꿈속 경험을 조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332쪽.

10년 전에 참석한 워크숍에서 개인별 주제 발표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나는 겨우 5년 차 애독가로서 ‘독서’에 대해 꽤나 진지하게 발표를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마치 인생의 길을 책에서 찾은 것처럼 신나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스치듯 지나간다. 내용이 명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데, 아마도 일 년에 100권 독서를 하고 달라진 점과 삶과 책을 연결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너무나도 고전적이고 흥미 없는 주제인 ‘독서’에 대한 나의 발표 다음에 올라온 사람은 ‘루시드 드림’이라는 신기한 카드를 꺼냈다.


‘루시드 드림…? 자각몽?’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건 무엇이란 말인가. (루시드 폴도 아니고;; 루시드 드림!) 일단 처음 듣는 주제이고, 심지어는 그 내용을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다. 다만 자각몽이란 한자로 유추해 볼 뿐이었다.


‘꿈을 자각한다. 꿈에서 자기 자신을 의식한다.’

뭐… 이 정도?


발표자는 웃음기 없는 진지한 얼굴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꿈속에서 날아다는 사람의 사진이 있었고, 뭔가 평온한 얼굴의 사람들도 있었다. 오래전 일이라 발표내용이 세부적으로 기억이 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나는 꿈을 꾸는 것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요. 원하는 장소에 갈 수 있고, 원하는 사람을 마음껏 만날 수 있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의 한 동안의 정적)

‘음… 음…‘


정적은 그 후에도 한 동안 이어졌고, 점심시간 직후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몰입해서 들었다. 나의 독서법 이야기는 이미 잊힌 것 같았다. 나는 혼자서 생각했다.


‘다른 차원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그리고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그 사람을 조금 멀리했던 것도 사실이다(하하).


현실이라고 믿을 수 없었던 이야기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에서 등장했다. 그것도 과학적 사실과 함께 말이다.

4년 전, 이 모든 의구심을 제거할 창의적인 실험이 이루어졌다. 과학자들은 자각몽을 꾼다는 사람들을 MRI스캐너 안에 넣었다. 실험 참가자들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먼저 왼손, 이어서 오른손을 꽉 쥐는 연습을 반복했다. 그동안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뇌 활성을 촬영하여, 개인별로 각 손을 통제하는 뇌 영역을 정확히 파악했다.
참가자들이 자각용을 꾸기 시작했다고 신호를 보내면, 연구진은 MRI로 뇌 활성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 직후에 참가자들은 깨어 있을 때 했듯이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반복하여 움직이는 꿈을 꾸겠다고 알렸다. 그들의 손은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렘수면 마비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꿈속에서는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과학적으로 루시드 드림이 증명이 되다니! 10년의 시간이 지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발표자가 생각나서 혼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실제로 루시드 드림을 꿀 수 있는 20퍼센트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영화 <인셉션>을 다시 보았다. 영화는 현실보다 과장되게 표현하였지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다는 사실에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이건 마치 벽돌책 <코스모스>를 읽고, 영화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는 무한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자신의 꿈을 통제할 수 있다면?

꿈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그것 축복일까?

나는 그 꿈속에서 어떤 것을 해보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