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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스 기획자 엘린 Oct 27. 2019

10 과거의 나는 믿지 말자

Beta는 Beta일 뿐

베타 버전을 출시하고 피드백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정식 출시를 위해 서비스와 회사 자체적인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자잘한 버그와 디자인을 수정하고, 채용도 하고 디자인 리브랜딩도 시작하고 피드백 개선하느라 못했던 추가 기능 개발과 기존 기능의 고도화를 진행하려고 했다.



과거의 나

처음 세웠던 전략과 기획의 큰 틀은 바뀐 것이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과거의 기획서를 뒤적이며 차근차근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볼 수가 없었다. 내가 썼지만 차마 계속 읽을 수가 없어서(ㅋㅋㅋ) 기능 개발에 필요한 핵심적인 정책만 뽑아다가 다시 정리했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과거의 나는 딱 그때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기획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금의 나보다 나은 기획서를 만들 수가 없다는 걸 잊지 말았어야 했다. 아 물론 천재는 안 그럴 테지만 나는 일반인이니까^^..(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를 또다시 욕하겠지). 말로는 "옛날에 이미 기획한 거예요."라고 대충 넘어가려고 했지만 결국엔 처음부터 다시 기획을 진행해야 함을 깨닫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추가할 기능과 개선할 기능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나와 우리 회사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고 고객에게도 어필하고자 하는 기능을 추가로 개발하기 위해선 1.0에서 2.0 버전으로 그대로 가져온 레거시를 완전히 날릴 수 있는 재정비가 필요했다(데자뷔..?). 뭐부터 해야 하지?라고 봤더니 GNB(Global Navigation Bar)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2.0 서비스 정식 출시도 전에 3.0 출시를 계획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게 기존에 만들어둔 기획서는 히스토리용으로 아카이브 돼버렸다... ㅎ

지금도 이상태다. 출처: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Beta는 Beta일 뿐

그래서 일단 2.0 버전의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것과 고객의 피드백 반영에 집중하고 정식버전을 출시하기로 했다. 베타 버전을 사용 중인 고객들이 서비스 이용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준 덕분에 연말 결산 시기에 맞춰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비즈넵 2.0 Beta 버전의 기능 개선에 관한 공지사항들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서야 베타는 베타일 뿐인 것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베타와 정식과 크게 달라진 기능이 없기 때문에 고객사 반응이나 피드백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식 출시하고 서비스 운영을 본격적으로 하다 보니 확실히 베타와는 달랐다. 우리 회사 자체적인 홍보와 베타 버전을 이용하신 고객들의 적극적인 소개 덕분에 고객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다양해진 고객 층만큼 더 다양한 피드백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서야 베타는 베타일뿐인 것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기능들을 기획에서 많이 빠뜨렸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풍부했거나 기획 경력이 좀 더 있었다면 없었을 고객들의 CS가 반복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2017년에 입사하여 1년 6개월여간 서비스까지 정식 론칭해보는 알찬 경험을 하며 많이 성장했지만, 그럼에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마주치게 된 나의 부족함이 크게 다가왔다. 더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조만간, 우리 서비스의 성장에 따라 비즈넵 서비스 기획자인 나도 평가받는 날이 올 거라고 보고 있다.


서비스 기획자는 자신이 기획한 서비스가 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실력 유무에 대해 평가받는다는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다. 난 이제 2년을 막 채우고 1개의 서비스를 론칭해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기획자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는 외부에서 나를 어떤 기획자로 평가할지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만간, 우리 서비스의 성장에 따라 비즈넵 서비스 기획자인 나도 평가받는 날이 올 거라고 보고 있다. 비즈넵이 성장해가는 만큼 나도 성장해야만 내외부의 평가에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제 BZNAV 2.0 서비스 출시도 완료했고, 서비스 성장 가능성도 고객들과 투자사의 반응으로 검증받는 중이다. 시장 상황도 더 나은 회계프로그램을 만들려는 방향으로 더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우리도 거기에 발맞춰 2019년을 열심히 달려왔다. 분명 내년에 다시 과거의 내가 쓴 기획서를 보고 "과거의 나야 왜 그랬니"라는 말이 나오겠지만, 그럼에도 일단은 지금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에멘탈의 서비스 기획자인 저와 제가 기획한 BZNAV이란 서비스에 대해 꾸준히 관심 가지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1. 국내와 해외 회계 프로그램 상황 비교

2. 국내 회계프로그램 ㅣ D사가 장악한 국내 시장

3. 회계 프로그램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ㅣ 관련 스타트업 출현

4. 나는 회계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5. 미션 1: 서비스 정책 설정하기

6. 미션 2: 팀원들을 이해시켜라

7. 미션 3: 선택과 집중

8. 미션 4: Mobile First

9. Beta 버전을 출시했다

10. 과거의 나는 믿지 말자 ㅣ Beta는 Beta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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