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골이 어떻게 되냐는 사장님의 질문에 당돌한 나의 대답
사장님과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사장'님과 면접을 보는 것은 나에게 처음 있었던 일이었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특별히 엄청나게 기억에 남는 질문이나 대답은 없었다.
면접이 거의 마무리되었을 때, 나에게 커리어 goal이 어떻게 되냐고 질문했다.
다른 면접을 보았을 때도 이런 질문은 받아본 적이 있었다. 가장 무난한 답변은,
'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용기가 나서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당시 사장님이 약간 장난기가 있었다고 느껴서 마음이 편해져서였을지, 아니면 내 포부를 드러내고 싶다는 순간적인 욕망이 샘솟아서였을지...)
나는 조금은 민망한 듯
"저는 제 앞에 계신 분처럼 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장님은 예상치 못했거나 당황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열심히 해보세요!"라고 답했다.
다이어트를 하거나 목표를 세우고 나면 주변에 널리 알리라는 얘기가 있다.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얼떨결에 내뱉은 말이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 있었던 말을 내뱉은 이후
나는 어떻게 해야 그 길에 가까워질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나의 고민이 그 길에 가까워지는 결과로 나를 인도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다.
때로는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거저 얻어지는 기회가 나에게는 너무나 요원해 보이기도 하고
내가 너무나 부족한 것 같은 날을 보낸다.
그래도 꿈을 크게 가지면, 그 언저리에라도 닿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지쳐갈 때쯤이면, 5년 차 이직 면접을 보던 나를 회상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