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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밍 Jul 20. 2020

야야 딩그동그

#불안장애 극복하기

 우울하고 불안장애 직장인인 나의 이야기는 늘 재미없고 어둡고 슬프다. 그러나 요즘 나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정말 죽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듯이 밝아진 나의 모습을 보면 내가 다 놀랍다. 특히 나의 아내가 요즘 가장 행복해한다. 그렇다고 내가 정말 불안과 이별한 것은 아니라는 점,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은 조심하는 단계라고 말하고 싶다. 

 불안장애를 극복하다? 그냥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만한 약은 없기 때문이다. 응? 이렇게 쉽게 이야기한다고? 사람은 지나고 난 과거의 이야기를 정말 쉽게 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나도 사람인지라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지옥 같은 3년을 경험하면서도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아직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 (정신질병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내원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인간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마약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본 적 있는가? 

 바로 음악이라고 하더라.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불안장애를 경험하면서 나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 중의 하나가 음악이기에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불안과 우울을 경험할 때, 우울한 음악만 집요하게 듣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비가 주르륵 내릴 때면 버스에 앉아 슬픈 노래만 하염없이 듣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는 그게 멋이라고 생각했을까? 20대의 나에게는 무엇이 그렇게 자신만만했었던 건지, 참... 아무 걱정과 불안이 없었던 때여서였을까. 우울한 음악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우울증에 걸린 지난 3년 동안 우울한 음악은 나를 우울의 끝으로 내몰았다. 우울한 음악을 들을 때면 온갖 잡생각이 들었고, 가족들 생각도 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심각하게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음악조차 내 맘대로 듣지 못했던 그때가.

 

 그렇게 어느 순간 우울한 음악을 듣지 못하게 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그렇게 늘 아침에 벚꽃엔딩만 주구장창 듣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신나는 곡이기도 했고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곡이기도 했다. 사실 내가 의사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기에 음악이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 나를 불안 속에서 벗어나게 해 준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음악들 있지 않은가. 그냥 기분 좋아지는 그런 음악들. 그리고 불안과 우울 속에서 잠시 떠나게 해주는 그런 음악들 말이다. 이미 불안과 우울 속에 살고 있다면 그런 게 어디 있냐고 내 말을 들은 체도 안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 글을 읽다면 속는 셈 치고 한번 들어보길 권하고 싶다.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불안과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우울증과 불안에서 반드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 글을 읽고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듣고 싶다면 한 가지 추천해 주고 싶은 음악이 있다. 이 음악을 듣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유로 비전(파이 어사가)이라는 영화를 꼭 보기를 권한다. 유로비전이라는 영화를 간단하게 말하면 유럽의 슈퍼스타 K라고 보면 된다.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영화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듣는다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반드시 아니 무조건! 

 이 영화를 홍보할 목적은 아니다. 그냥 요즘 내가 가장 배꼽 빠질 만큼 웃으면서 보았던 영화이기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주저리주저리 이야기가 많았다. 내가 추천할 곡의 이름은 파이어 사가의 '야야 딩그동그'라는 곡이다. 이 곡은 유로비전의 타이틀 곡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야야 딩그동그' 라는 곡만 머릿속에 맴돌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이슬란드 후사비크의 마을 주민들은 '야야 딩그동그'를 외친다. 

 그렇게 나도 요즘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야야 딩그동그'를 외치면서 출근하고 있다. 그냥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냥 그런 음악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마법을 부리는 주문이 되어버렸다. 야야 딩그동그... 그렇게 오늘 출근길도 약이 아닌 음악에 취해 출근하고 있다. 


 이 곡을 듣고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것이 헛웃음 이어도 말이다. 

 그렇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불안과 우울 속에서 벗어나는 그날까지 같이 고민하고 극복했으면 좋겠다.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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