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007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만들어보고 싶던 요리를 만들어 남편과 맛있게 먹고, 남편이 아기 이유식을 주는 사이 집안을 좀 정리하다가 각자 한 시간씩 운동을 다녀왔다.
세 가족이 함께 붙어 꺄르르 장난을 치며 놀다 보니 아기는 졸린지 눈을 비비며 하품을 쩍 했다. 남편이 아기 낮잠을 재우는 사이 다음 주에 먹을 이유식을 만들고 나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주말의 끝을 기념(?)하며 감자탕을 시켜 먹었다.
엄마아빠가 저녁을 먹는 동안 아기가 배고파할 것 같아 미리 밥을 먹였는데도 군침이 돌았나 보다. 우리의 식사를 호시탐탐 노리는 아기에게 튀밥을 주었더니 엄마아빠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잘 기다려주어 고마웠다.
먹은 것을 정리하는 동안 남편은 아기를 씻겼고, 잠시 일을 하는 사이 남편이 아기를 재우고 나니 비로소 우리에게 여유로운 시간이 찾아왔다.
각자에게 생산적인 일을 하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지금은 밤 10시가 되기 5분 전이다.
어딘가로 떠나지 않아도 빈 시간 없이 알차게 보낸 일요일이었다.
특별한 것 없는 일요일이었지만 그래서 더 평온했다.
남편과 함께 아기 볼이 찌부되도록 양 볼에다 진하게 뽀뽀도 여러 번 하고, 까꿍 놀이도 하고, 아기가 좋아하는 소리를 내고 웃긴 표정도 지어주며 '꺅- 꺄르르르-!' 웃는 해맑은 웃음소리도 마음껏 들었다. 한껏 웃으면 쏙쏙 들어가는 보조개와 반달이 되는 눈이 참 사랑스럽다.
걱정할 일 없고 고민할 일 없는 하루가 행복한 하루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별거 없지만 별게 없어서 행복한 하루.
돌아오는 주도 별일 없는 평온한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감사 일기 일곱 번째 날이다.
잠시 운동을 하러 나갔는데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정열적인 여름의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맴 맴 맴 맴-
햇살이 뜨거웠지만 분명 가까이에 매미가 매달려있을 것 같아 나무를 살짝 올려다보니 매미 두 마리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너네들이었구나, 그렇게 열심히 우는 매미들이!
7-8월 뜨거운 여름을 한 달 남짓 살기 위해 애벌레로 약 3-7년을 사는 매미.
짝짓기를 위해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남은 한 달을 열심히 우는 매미가 무척이나 열정적으로 보였다. 그들의 생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특히 더 열정을 쏟는 때가 따로 존재할까?
우리가 애벌레 시절 매미의 열정을 알지 못하듯, 시기마다 우리의 열정 역시 모습만 변하되 열정을 쏟을 때의 강도는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나는 나의 일 보다 아기를 키우는 일에 조금 더 열정을 쏟는 시기인 듯하다.
아기가 조금 더 크면 나의 일에도 열정을 쏟는 시기가 다시 또 찾아오겠지!
맴 맴 맴 맴-
오늘 매미의 뜨거운 울음소리처럼, 2024년 여름날 나의 육아도 뜨겁게 열정적이었다고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