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있기에 일도 즐거운 법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008

by 마마튤립


오늘 우리 아기는 319일 차.

나는 육아와 일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아마 아기를 낳고 돌아온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시점부터였을 것이다.


내 브랜드(플라워 라이프스타일 샵, 르셀레네)를 온라인으로 운영하면서 직접 제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가끔은 기업 강의도 나가고 있는데, 이 또한 매일 하루 종일 있는 일이 아니기에 가능하다.


물론 아기를 낳고 나서는 아이템을 새로 업데이트하기 어려워서 새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간 쌓인 기록들 덕에 꾸준히 일을 하고 있다.


26살 경, 회사를 퇴사하고 내 일을 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무렵부터 나는 출산과 육아를 염두에 두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레 아기를 낳게 될 테니, 내가 출산 후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가야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먼 훗날을 위해 차차 준비를 해나갔다.


물론 결혼/출산/육아가 당시의 최우선은 아니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났으니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 더 컸지만, 결혼/출산/육아 역시도 충분한 고려 대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수년이 흐른 지금 나는 육아를 끝낸 저녁시간이 되면 때때로 일을 하러 방에 들어간다. 일이 많을 때에는 시작하기 전부터 지치는 듯 한 느낌이 들지만, 이내 일을 하다 보면 힘듦은 잠시 사라지고 즐거움이 생겨난다.


나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나의 일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더 살아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무모했던 26살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 걱정 없이 육아와 일을 함께 병행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시절의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다.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길 원했던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아 엄마의 속을 조금 썩였었지만, 일과 육아 둘 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다고 하시는 걸 보면 엄마 속을 좀 썩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 내 딸도 그러면 어떡하지? 그럼 응원해 줘야지 뭐! )


육아가 있기에 일도 즐겁다.

엄마로서, 나로서 동시에 존재하는 삶이어서 그런지 이전보다 더 풍성한 삶을 사는 듯한 느낌이다. (+아내로서도!)


두 역할 모두 부족함 없이 잘 해내는 척척박사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드는 밤이다.




오늘은 육아 감사일기 여덟 번째 날이다.


저녁을 먹고 남편, 아기와 잠시 마트를 다녀온 뒤 일을 하러 방으로 들어왔다.

오래 걸릴 줄 알았던 일이 꽤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전체의 70% 정도를 완성했다.


완성된 작업물들을 한데 모아놓고 보니 무척이나 뿌듯하다.



아기가 없을 때에도 일을 하는 것이 즐거웠지만, 아기가 있을 때 일을 하니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실 출산을 하기 전에는 내가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됐었는데, 그럭저럭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하다. 새로운 아이템이 출시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르셀레네를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께도 참 감사하다.


아기가 조금 더 크면 다양한 도전을 다시금 해나가며 더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해보며 오늘의 감사일기를 마쳐본다.


내일은 또 어떤 감사일기가 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