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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규정집 200페이지 대신, AI가 답해준다면?

2부, 검색의 종말, RAG 활용법

by 있잖아

# 끝없는 ‘찾기 노동’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직장인의 하루를 돌아보면 의외로 많은 시간이 찾는 일에 쓰인다. 보고서를 쓰기 위해 과거 자료를 뒤지고, 회의를 준비하려고 메일과 메신저를 샅샅이 검색하고, 회사 규정집에서 필요한 조항을 찾으려 한참을 헤맨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자료는 넘치지만, 정작 필요할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카카오워크, 이메일, 팀즈, 슬랙...etc...


정보는 여러 툴에 흩어져 있고, 검색 기능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한다. 결국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씩 ‘찾기 노동’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이 노동에서 벗어날 방법이 필요하다. 바로 그 해답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다.




# RAG란 무엇인가: ‘찾아주는 사서 + 설명해 주는 동료’


AI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RAG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다.
RAG는 단어 그대로 검색(Retrieval) + 생성(Generation)을 결합한 기술이다.

-Retrieval: 방대한 문서·데이터 속에서 관련된 정보를 찾아낸다.

-Generation: 그 정보를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요약하거나 설명한다.


쉽게 말해, 도서관 사서가 책을 찾아주고, 곧바로 옆에서 친절한 동료가 내용을 풀어주는 것과 같다. 이 두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 바로 RAG다.

기존 AI는 자신이 ‘배운 것’ 안에서만 답하다 보니 틀린 정보를 지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흔히 환각 현상이라 부른다.) 하지만 RAG는 반드시 실제 문서에서 답을 찾아내기 때문에 훨씬 신뢰성이 높다.




# 직장 속에서 빛나는 RAG의 순간들


1) 회의 준비
“작년 2분기 고객사 A와 미팅에서 무슨 얘기했지?”
→ 메일·메신저·회의록을 뒤져야 했지만, RAG는 관련 기록을 검색해 5줄 요약을 만들어준다.


2) 보고서 작성
“작년 매출 데이터 요약해 줘.”
→ RAG는 수십 개의 엑셀 파일 중 관련 데이터를 찾아 그래프와 함께 정리한다.


3) 신입사원 온보딩
“출장비 신청 절차 알려줘요.”
→ 두꺼운 규정집을 통째로 볼 필요 없이, RAG가 핵심 절차를 바로 설명한다.


4) 개인 생산성
회사만이 아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한 부분을 요약하거나, 연구 논문에서 필요한 인용만 추출하는 데에도 RAG는 큰 도움이 된다.




# 지금 바로 써볼 수 있는 간단한 체험


“좋은 건 알겠는데, 나도 당장 해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정답은 ‘그렇다’이다.


- ChatGPT/Claude: PDF나 문서를 업로드하고 질문하기 → 규정집 챗봇 같은 체험 가능

- Perplexity: 웹 기반으로 문서 검색 + AI 요약 → RAG 개념을 가장 직관적으로 체험 가능

- Notion AI Q&A: 팀 문서를 업로드하면 Q&A로 바로 활용 가능


* 별도의 설치나 개발 지식이 없어도, 지금 가지고 있는 자료 몇 개만 올리면 RAG가 어떤 느낌인지 바로 경험할 수 있다.




# 자동화 툴과 연결하면 더 강력하다


RAG는 단독으로도 유용하지만, 자동화 툴과 결합하면 업무의 판이 달라진다.


- Zapier: 특정 질문이 들어오면 → RAG가 답변 → 자동으로 슬랙/메일 전송

- n8n: “Google Drive 문서 + ChatGPT”를 연결해 팀 규정집 자동 검색

- Google Apps Script: 엑셀 데이터와 RAG 결합 → 보고서 자동화


예를 들어, 직원이 구글 채팅방에 “휴가 규정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RAG가 규정집에서 찾아 답변하고, 결과를 메일로 자동 발송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 직무별 활용 팁


- 기획자: 과거 프로젝트 자료 검색 → 바로 요약 → 기획서 초안 작성에 활용

- 마케터: 고객 설문 결과를 RAG로 정리 → 핵심 인사이트 추출

- 영업: CRM 기록을 검색해 “고객사 A의 최근 니즈 요약”

- 연구원: 논문에서 특정 개념·인용구만 추출해 연구 노트로 정리

- 교육 담당자: 교재나 강의자료를 RAG 기반 Q&A 챗봇으로 만들어 학습자 지원


* RAG는 특정 직무가 아니라, ‘자료를 다루는 모든 직장인’에게 유용하다.




# 앞으로의 발전 방향


RAG는 지금은 텍스트 중심이지만, 곧 멀티모달로 확장된다.


- 화상회의 녹화본에서 “이 회의의 핵심 3가지” 추출

- 고객 상담 음성 기록에서 “불만 유형 TOP5” 자동 요약

- 영상 강의에서 “시험에 나올 부분만 요약”


즉, 앞으로는 문서뿐 아니라 음성·영상·이미지까지 다룰 수 있는 ‘슈퍼 비서’로 성장할 것이다.




# 주의할 점


물론 RAG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 보안: 내부 기밀문서는 퍼블릭 AI에 올리면 안 된다. 사내 전용 솔루션 필요.

- 신뢰성: 자료 검색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항상 사람이 최종 검증해야 한다.

- 습관화: RAG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의존하면, 기본적 맥락 이해가 떨어질 수 있다.




# RAG는 모든 직장인의 새로운 언어


RAG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 기획자는 더 이상 자료를 찾느라 고생하지 않는다.

- 마케터는 데이터 정리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다.

- 영업사원은 고객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 연구원은 긴 논문을 단숨에 정리할 수 있다.


결국 RAG는 ‘찾기 노동에서 해방’을 선언하는 도구다. 앞으로는 “무엇을 알고 있느냐”보다, “AI에게 무엇을 물어볼 줄 아느냐”가 더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규정집 200페이지를 뒤지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제 우리는 AI에게 묻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 된다. 그 시작이 바로 RA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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