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choonsam Mar 03. 2022

[카페 투어] 일 안해도 가요,애프터 워크 클럽

문래 카페 방문 후기 여러 건을 시리즈로 적다 보니 내가 문래동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핸드폰 갤러리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애프터 워크 클럽(After work club)'은 꽤 오래 전에 방문했지만 아직까지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비가 많이 내렸고,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좋았다. 앞서 '무슨클럽'에 이어 두 번째 클럽이다. 누가 보면 클럽 다니는 사람인 줄 알겠어 아주.



☕문래동 '애프터 워크 클럽(After work club)'

� 문래동2가 14-37 1층

뒷모습부터 무척 바빠 보이는 사장님. 실제로 손님 무척 많았다


규모는 크지 않고, 사람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심지어 비도 많이 내리는 상황이었다. 문을 열자 입구에 오밀조밀 꽂혀 있는 우산들이 눈에 띄었다. 여러모로 정신 없는 첫인상이었으나 나쁘지 않았다. 실내가 그다지 넓지 않고 천장도 낮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울리지는 않았다.


애프터 워크 클럽은 사장님으로 보이는 남자 분 한 명, 그리고 종업원 한 명까지 총 2명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무척이나 분주해 보였다. 두 사람이 바(bar) 테이블 한 켠에 나란히 붙어 있는 주문지들을 해치우느라 고군분투 중인 와중에, 은은하게 풍기는 크로플 냄새가 인상적이었다.


뭔가 어지러운 듯 하면서도 규칙이 있는 배치랄까
카페의 전체적인 아우라(aura)는 이 사진으로 요약 가능하다
찍어 두고 마음에 들었던 사진

다행히 빈 자리가 있어 착석. 외투와 짐을 내려 놓으며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폈다. 구석마다 놓여 있는 스탠드 조명들이 실내를 밝히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밖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약간 어두운 느낌이었지만 사진은 잘 나오더라. 두리번거리다가 맞은 편 남자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괜스레 민망했던 기억이…


주문은 콜드브루와 크로플. 크로플 위에는 아이스크림이 올라간단다. 약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씀하셔서 음료와 함께 달라고 말씀드렸다. 주문을 하고 난 뒤 사람들이 앉아 있는 좌석을 둘러보니 저마다 크로플 접시가 놓여져 있었다. 그럼 참아 못참아 나도 시켜야지 맛있으면 두번 먹어야지


매장 한 쪽에 마련된 굿즈 공간. 연필과 엽서 등이 있다
무슨 조화들일까? 영수증, 사람 사진, 그리고 매듭끈까지
카페 전경이 담긴 사진들. 사장님 사진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 좌석 쪽에 붙어 있던 스위치 사진. 뭔가 마음에 들어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몇 분간 바라봤다


15분은 짧았다. 이곳 저곳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구경하다 보니 음료와 크로플이 금새 나왔다. 굿즈 공간과 벽면의 공간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특히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구옥을 개조하면서 남겨 둔 천장 공간이 시선을 끌었다. 나는 이런 공간이 좋더라.


문래, 특히 문래창작촌 일대는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는 카페들이 많다. 혹은 새롭게 리모델링하면서도 기존의 공간, 혹은 요소를 남겨 두는 카페들도 왕왕 존재한다. 애프터 워크 클럽은 후자인 듯했다. 균형이 잘 맞는 인상을 줬다. 옛 것과 요즘 것이 조화를 잘 이루었달까.


나 맥주 주문한 줄 착각했잖아 오프너까지 있어서
츄베릅 소리 절로 나는 크로플 비주얼.
의미를 여쭙고 싶었던 병 스티커 디자인. 맛도 디자인도 모두 깔끔했다.


기다림 끝에 낙이 왔다. 마치 병맥주를 따듯 병따개로 뚜껑을 따서 얼음잔에 콜드브루를 담았다. 콜드브루 특유의 텁텁하면서도 진한 향미가 올라왔다. 맛은 당연히 good. 아이스크림 얹은 크로플 한 입 먹고 콜드브루 한 모금 머금으면 황홀경이다. 얼매나 맛있게요? 가실 분들은 반드시 크로플을 주문해 보시기 바란다. 단호한 말투니까 꼭.


비가 내리는 흐린 날 방문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 번에는 맑은 날씨에 가 보려고 한다. 애프터 워크 클럽, 보람찬 일과 후에 즐겨야 할 것만 같은 이름이지만 무척이나 잘 즐기다 왔다.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다채롭게 촬영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나 이번이 끝은 아니므로. 재방문 의사는 당연히 오백오십 퍼센트.




매거진의 이전글 [카페 투어] 무슨 카페요? '무슨클럽'이라고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