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은 문학의 도시입니다.
1930년대 농민문학의 대표작가인 이기영은 자신의 고향인 천안의 ’원터마을‘을 배경으로 소설 ‘고향‘을 창작하여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수작을 탄생시킵니다. 이때부터 민촌 이기영은 천안문학의 근본이며 뿌리입니다.
민촌이 꽃가루처럼 뿌린 문학적 씨앗은 도도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함차게 발아하여 하늘아래 제일 안락하다는 이곳에서 곧고 높은 교목으로 자랐습니다.
새로운 문학 창작자들은 민촌의 원광 [圓光]을 받아 안고 한국문학의 총아로 맹렬히 자라고 있습니다.
올해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미래로 꼽히는 성해나 작가는 천안에서 창작의 근거지로 삼아 활동 중입니다. 이미 소설 ‘두고온 여름‘으로 천안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으며 그녀의 신작 ‘혼모노’는 ‘성해나 신드롬‘을 만들며 독자들 속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천 개의 파랑’과 ‘지구 끝의 온실’ 등의 작품으로 한국 SF 소설계의 대표적인 작가로 우뚝 선 천선란은 천안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출신입니다. 그녀 또한 벚꽃 만발한 천호지 주변을 산책하며 문학적 상상력을 키우며 자신의 독자적인 소설 세계를 설계했을 것입니다.
한편 선천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최의택 작가도 천안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평생동안 단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작가는 세상과 단절된 골방에서 특수 키보드 스위치를 이용해 10년 동안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슈뢰딩거의 아이들‘로 문윤성 SF문학상을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장애경험과 소수자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젊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 양안다도 천안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이것은 천재의 사랑’ 등 총 6권의 시집을 내놓았습니다. 인간의 불안과 사랑, 상실에 천착하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천안과 인연을 맺은 젊은 작가들의 역동적인 활동 뒤에는 중견작가들의 보이지 않는 후광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천안 광덕산 자락 사구실 마을 평평골에서 농사와 시를 함께 짓는 김해자 시인은 한국시단의 무당이라 불리웁니다. 백석 문학상과 이육사 시문학상, 만해 문학상, 5.18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은 천안이 품고 있는 언어의 무녀입니다. 무엇보다 천안의 문단에서 이 세 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래전부터 ‘미소록’이라 불리며 마치 록그룹처럼 다이나믹한 활동력으로 지역문학계의 터줏대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분들이죠.
‘미소록’은 바로 김미희, 소중애, 이정록 시인을 지칭합니다. 김미희 시인은 지역에서 글쓰기와 시 쓰기 강연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시와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소중애 선생님은 한국아동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우리 천안문학계에서는 소중한 어른이시죠. 이미 200권 이상의 동화책을 쓴 작가입니다.
이정록 시인은 이야기발명연구소장을 맡으며 아동, 어린이, 성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와 동시, 동화를 쓰고 계십니다. 그동안 김수영 문학상, 윤동주 문학상, 박재삼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십니다.
그밖에 많은 문학인들이 천안이라는 빛나는 공간에서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열어 가고 있습니다.
천안은 문학도시입니다.
더이상 천안은 춤과 빵의 도시로만 존재할 수 없습니다. 책과 문학이 시민과 어울려 덩실덩실 춤을 추는 문화도시가 돼야 합니다.
이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운 도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