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딱 좋아!

머릿 속 환상보다 중요한 것

by SUN

‘난 왜 이렇게 예민할까? 왜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할까?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좀 강한 멘탈을 가질 수는 없을까? 누가 뭐라 하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좀 초연해질 수 없을까? 단단한 바위 같은 정신력을 가질 수는 없는 걸까?’


20대의 나는 강한 멘탈을 꿈꿨다. 내가 꿈꾸는 나와 다른 현실의 나를 보며, 자책도 하고, 나 자신을 많이 원망했다. ‘왜 나는 이것밖에 안되지?’ 내가 나를 바라보는 눈은, 따뜻한 해 보다는, 얼음 같은 차가움에 가까웠다. 그렇게 나는 소중한 20대를 지나왔다.




지금 돌아보면, ‘완벽한 나’는 내가 가진 환상일 뿐이었다. ‘어떤 일에도 꿈쩍하지 않는 단단한 강철 멘탈을 가진 나’는 내가 가진 완벽한 환상이었다. 그 환상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 현실의 나였다. 매일 흔들리고, 쓰러지는 나. 완벽하지 않은 나. 머리 속 환상보다 소중한 것은 지금의 나였다.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눈을 따뜻하게 바꾸기 시작했다. 그러자 완벽이라는 환상에 가려 보이지 않던, 진짜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매일 흔들리지만, 매일 그렇게 또 성장하는 나. 매일 쓰러지지만, 매일 그렇게 또 다시 일어서는 나. 완벽하지는 않지만, 점점 조금씩 더 완벽에 가까워지는 나.


다운되는 순간들에 대한 관점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삶의 순간들이 싫었다.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삶에서 최대한 그런 순간들이 없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 순간들이 있기에 내가 성장하고 변화함을 깨닫자, 그 순간들에게도 조금씩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힘듦이 다시 찾아와도, 그 안에서 나에 대한 희망을 보기 시작했다.


‘다시 조금 또 성장하겠구나’

희망은 다시 일어서는 힘을 주었고, 그 힘 덕분에 일어서는 속도가 조금씩 더 빨라졌다.


다운되는 자체가 싫었던 내가, 이제는 다운이 되어도 다시 일어서는 그 순간을 사랑하게 됐다. 일어서는 순간이 점점 더 빨라지면서,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졌다. 다운되는 순간들이 없다면, 내가 성장하고, 내가 나를 창조하는 일도 끝날 것이라 생각하니, 그 순간들이 더 이상 밉지 않게 됐다. 성장하며 나 자신을 창조하는 것은 삶의 그 무엇보다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다운되는 순간들이 삶의 가장 큰 기쁨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재미있는 아이러니다.




아직도 나는 여전히 가끔 힘들 때가 있다. 화도 나고, 나 자신에게 실망도 하고, 다운되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다. 여전히 삶은 나의 여러 모습을 비출 수 있는 다양한 사건과 다양한 감정들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나는 예전처럼 나에게 완벽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삶을 믿고, 그 감정들에 나를 맡기고, 다시 일어설 나를 조용히 믿어준다.


감정을 밀어내기 보다는, 감정을 따뜻하게 안아주려 노력한다. 삶의 순간들을 피하기 보다는, 그 순간들을 사랑하려 노력한다. 나를 책망하기 보다는, 나를 신뢰하려 노력한다.



‘나는 분명 다시 일어설거야.

이 일은 분명 나에게 좋은 일이야.
내가 알아야 할 무엇을 알려주는 신호야.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주는 축복이야.

나는 삶을 믿어.
그리고 나 자신을 믿어.’



환상의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일. 완벽한 내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나를 사랑하는 일. 그렇게 나는 내 삶의 성장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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