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
요즘 주말마다 빵을 만들거나 버터를 만든다. 예전에는 귀찮아서 사 먹었다면 나이가 들었나? 이제는 집에서 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버터에 여러 재료를 넣어 다양한 맛을 내는 '플레이버 버터'를 만들고 있다. 심지어 생크림으로 직접 무염버터를 만든다. 정말 '굳이, 비효율'의 영역이다. 그러나 이 경험을 사랑한다.
나의 주말 루틴은 이렇다. 아침 6시 30분쯤 눈을 뜨고 헬스장에 갈 준비를 한다. 느적느적 7시 30분에 길을 나선다. 오늘은 토요일이니깐 하체운동을 해준다. 집에 오면 9시 30분.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고기부터 먹어준다. 아점을 먹고 씻으면 12시가 된다. 이때부터 나의 평온한 주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번 만들어 소분해 놓은 무염버터를 꺼낸다. 오늘은 여기에 생바질과 그린 올리브를 넣어 풍미가 깊은 플레이버 버터를 만들 것이다. 바질과 같은 허브 종류와 오렌지나 자몽과 같은 과일 제스트의 향을 좋아해 플레이버 버터를 만들 때 자주 활용한다(하루 이틀 정도 숙성시키면 맛이 더 깊다).
그린 올리브는 물기를 제거하고, 잘게 다져준다. 그리고는 풍미를 향상시키기 위해 칼날로 으깨준다. 생허브는 줄기는 제거하고 잎만 사용한다. 역시 잘게 다진 후 으깨준다. 무염버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부드럽게 풀어 준 뒤 손질한 그린 올리브와 생허브를 넣고 섞어주면 끝난다. 직사각형 몰드에 버터를 채우고 냉장고에서 최소 2시간 굳혀준다. 적당히 굳은 버터를 잘 구워진 식빵 위에 듬뿍 바르고, 에그 스크램블과 조리된 새우를 올려준다. 마무리로 꿀과 파슬리를 적당히 뿌려준다.
이렇게 버터를 직접 만들어, 빵에 바르고 샌드위치를 만들기까지 꼬박 토요일 오후를 다 쓴다. 그러나 이 시간이 요즘 나의 최애 시간이다. 아무 계획 없는 토요일 오후에 내가 먹을 샌드위치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어 먹는 이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이 순간을 사랑한다.
나를 위해 직접 해 먹는 오늘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