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래 왔듯이.
'당신은 꼭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카톡 프로필에 꾸역꾸역 이 말을 써넣었다.
사진은 계속 바뀌지만, 이 문장만큼은 바꾸지 않은지 2달이 되어간다.
저주의 말이 떡하니 메신저에 뜨자,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요?'
'누가 그렇게 괴롭혀요?'
그렇다. 나는 요즘 몸과 마음이 너무 피폐해졌다. 몸이 너무 아프고, 정신이 매일같이 흔들린다.
처음엔 특정 대상을 저주하듯 이 문장을 적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굳이 안 전해줬으면 좋겠는데 유독 '다른 사람들이 널 그렇게 말하더라'라고 말해주는 A.
이건 내 자존감의 문제가 아니다. '남의 평가'에 대해 의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렇지만 A는 충고나 조언이라고 포장한 채, 꼭 '~하더라'는 말을 붙였다.
나를 아껴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도 잘 느껴졌다. 너 엿 먹어라는 심보가 뻔히 보이니 그게 더 열 받는 거다.
게다가 나는 실체 없는 누군가의 말을 옮기는 A에게 '제발 그만 좀 해라'라고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모든 것은 다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고리타분한 말을 믿으며 카카오톡 프로필에 저주의 말을 적어놨다.
그런데 A, 그 1명에게만 던진 그 말이 우습게도 조금씩 대상 범위가 넓어졌다.
나는 단 한 번도 기사를 쉽게 써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잘 쓰는 것도 아니다. 그걸 알아서 악플 비슷한 댓글이 달리면 수치스럽고, 짜증이 난다.
댓글 하나에 나의 노력이 폄하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댓글을 남긴 사람의 IP를 추적하기까지 했다. 위치는 나오고, 정황상 누군지도 알겠는데 엿 먹일 방법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남의 평가에 흔들리는 사람이었나? 처음엔 당황했다. 자존감 하나는 대쪽같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실로 민들레 씨같이 흩날리는 사람이었다.
흔들리는 정신을 붙잡으려 운동도 하고, 지인들에게 하소연을 하며 버텼지만 이제 병이 나고 있다. 공황장애는 계속 심해지고, 시시때때로 저혈압 쇼크에 시달리며 갑작스러운 졸도를 걱정한다.
몇 달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자 걱정이 된 엄마가 말했다. 그럴 거면 그냥 때려치우고 신랑이 근무하는 베트남으로 가서 살라고. 일을 안 하면 어떠냐, 나는 너의 건강이 먼저다. 엄마와 전화기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나는 내 직업이 좋은데, 항상 재미있는데. 사람 때문에 너무나 지친다.
누군가의 입 때문에, 누군가의 손가락 때문에 나는 피폐해지고 있다.
그래서 당신은 꼭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권선징악, 인과응보, 뭐 그런 말이 맞는 거라면 당신, 반드시 벌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