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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볼트와 아빠의 공식

설명은 정답보다 태도라는 걸 배웠다

by 피터의펜

요즘 우리 집은 만화영화를 곧잘 본다. 물론 아이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도 재밌다. TV 오른쪽 상단에 '전체관람가'라고 쓰여 있으니 어른이 봐도 전혀 문제없다.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본다.


거실에 빙 둘러앉아 TV를 볼 때 우리 가족에겐 몇 가지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이를 어긴다고 무서운 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가족의 평화와 몰입을 위해 우리는 서로 노력한다.


가장 첫 번째. 스포일러는 절대 금지.


누구의 결말을 암시하는 말,

혹은 "아~ 저거..." 같은 애매한 감탄사도 안 된다.

"괜찮아, 살아" 같은 과한 안심도 마찬가지다.


그 시간만큼은 우리가 함께 처음 보는 것처럼 보자. 그게 우리 집만의 작은 룰이다. 그렇다고 입 꾹 닫고 조용히 보기만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영화관과 우리 집 거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가 서로 말을 섞을 수 있다는 것.


물론 몰입이 깨질 때도 있다. "귀에 피나겠다" 싶을 정도로 떠들어대는 아이들 때문에 집중이 안 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분위기를 함께 즐긴다.


요즘 세상은 뭐든 요약이다.

긴 글보단 짧은 영상, 시리즈 대신 하이라이트.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는 어떤 장면이나 결말을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날도 그랬다.


"꺄악. 쟤는 대체 왜 저렇게 공격적으로 말해? 저러다 둘이 싸우겠어."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가르쳐줘?"

"아니야, 혼잣말이었어. 제발 내가 하는 말, 무시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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