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멜로디에 부딪히다
처음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손가락은 제멋대로 움직이고, 줄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울려댔다. 그래도 이상하게 멈출 수가 없었다. 손끝이 화상 입은 듯 따끔거려도, 그 소리가 내는 작은 성취감이 좋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바로 '초보의 열정'이라는 거였나 보다.
몇 달이 지나자 손끝의 물집과 통증은 사라졌고 그 사이 자신감이 슬그머니 자리 잡았다. 손가락은 여전히 말을 안 듣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엉망진창은 아니었다. F나 Bm 같은 까다로운 코드만 아니면 이제 나름 '들어줄 만한 소리'는 낼 수 있게 된 거다. 그쯤 되니까 욕심이 슬금슬금 올라왔다.
'이제는 멜로디도 칠 수 있지 않을까?'
그날 수업이 끝나갈 무렵, 나는 무심한 척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멜로디는 언제부터 칠 수 있나요?"
그분은 미소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그래도 1년은 열심히 치셔야죠."
그 말이 마치 내 머리 위에서 '쿵' 하고 떨어졌다.
기타를 배운 지 석 달.
생각해 보면 이 시기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자동차로 치면, 막 면허 따고 카레이서를 꿈꾸는 단계랄까. 그래도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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