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시 책을 찾기 시작한 날
동네에는 크고 작은 도서관이 몇 개 있다.
하지만 정작 찾는 책은 없어서, 결국 어제는 옆 동네 도서관까지 뒤지게 됐다.
요즘 도서관은 참 편하다. 홈페이지에서 검색만 하면 대출 가능 여부가 한눈에 보이고, 누가 빌려갔다면 버튼 한 번으로 예약도 된다.
반납되면 사서 선생님이 안쪽의 '예약 도서 서가'에 따로 모아두고 카톡으로 알려주기까지 하니 참 좋은 세상이다.
그런데 이렇게 편한 시대에 옆 동네 도서관을 순례해야 한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래도 별수 없다.
아이가 당장 이 책을 봐야 한다고 하니, 아빠가 움직여야지.
처음에는 차라리 사주겠다고 말했다.
"아빠가 사줄게. 무슨 책이야, 대체?"
"정말? 아빠 고마워!"
"전지적 독자 시점. 근데... 20권짜리야."
"... 음."
순간 말문이 막혔다.
우리 집 책장에 꽂힌 이문열의 <삼국지>가 10권인데 이건 20권이다. 그 짧은 멈춤 동안 마음속에서 계산기가 요란하게 돌아갔다.
그래도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보자. 정말 재밌으면 그때 사줄게."
"알았어. 근데 그거 진짜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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