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누각

창작에 대한 단상

by 허블


"프로젝트"라는 단어는 라틴어 'proiectum'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pro-'는 '앞으로'를 의미하고 '-iectum'은 '던지다'라는 의미하는데,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리 놓아둔 아이디어, 계획을 잘 표현한 어원 같다.


던지는 것까지는 좋지만 거기에 가 닿으려면, 완수하려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소설을 쓰면서 신나게 설정을 마치고 나면 초고를 써나가면서 어떻게 이것들을 논리적으로 배열할지 어떻게 문장을 잘 가다듬을지 고민한다.(마치 따로 노는 행성들을 일렬로 정렬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교정교열은 그렇게 고된 작업이 아닐 수가 없다.


창작자는 직관적인 영감이 주어졌을 때 쉽게 흥분한다. 호세 오르가 이 가세트는 '사랑에 관한 탐구'에서 '정확히 말해서 얼치기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그런 시인에게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땀과 노력, 수고와 애씀뿐이다. 얼치기 시인은 모자란 영감을, 물려받은 옷으로 가리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착상과 순수한 영감을 찬양한다. 나도 그런 천재성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하는 감탄에 젖기도 한다.


나는 순수한 착상만으로 공중에 성을 쌓을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호세 오르가 이 가세트가 폄하했던 땀과 노력, 수고와 애씀이 필요한 사람이다. BTS도 피 땀 눈물에 대해 말했으니, 가치관의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작년에 단편소설집을 내고 새 소설을 작업 중이다. 아직은 공중누각에 불과하지만, 내 직관과 근성을 믿어보려고 한다. 혹시 모르지 않나? 언젠가 정말로 공중에 성을 쌓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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