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호기심을 다 잃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휩싸이곤 할 때가 있다.
그토록 좋아했던 플레이리스트 정리라던가, 소설 읽기라던가, 글쓰기 같은 것들을 어느새 손에서 놓고 하루하루 의식적으로 감당하기 벅찬 문제들에 대해서 엇박을 치며 살아가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정당한 흐름에서 빗겨난 채로 빙글빙글 도는 와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로는 그 흐름이 너무 빨라서 어지럽다.
그저께는 샤워를 하다가 구토감과 어지러움에 잠깐 몸을 웅크렸는데, 그대로 학교에 가지 않고 침대에 누워 5시간을 내리 잤다.(다행히 병가 처리를 해주셨다.) 식은땀이 났다. 열심히 살긴 하지만, 단순히 몸이 안 좋다기엔 일상에 신체적 무리가 없었다. 요즘 하는 거라곤 앉아서 수업 듣기가 다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문예지 소설 부문 신인상을 탔다. 단편소설 2개를 공모 받았는데, 하나는 올해 쓴 것이고 하나는 6년 전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 쓴 습작을 약간 다듬었다. 2편을 공모 받는 공모전이라 구색으로 끼워 넣은 옛날 소설이 당선되었다. 이마저도 고인 작품이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나는 이게 완벽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나는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스스로 고립되고자 했던 적이 없다. 관계에서도 그렇고, 일에서도 그렇다. 어지러운 흐름 가운데서, 와류처럼 느껴지는 일상 가운데서 끊임없이 돌파구를 찾아 빙글빙글 돈다. 어지러울 정도로 찾고 또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