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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선 Nov 13. 2019

이명 耳 鳴 - 이따끔 소리들이 나에게 달려든다

귀에 고이는 울림 - 11

11 

이따끔 소리들이 나에게 달려든다. 

나를 세워놓고 물어뜯는다. 

이 소리들은 육체라는 이름으로 

가지런히 모여있던 

세포들 하나하나 속에서 숨어 있다가 

한꺼번에 나를 덮친다. 

모두가 이미 익숙한 

소리이기 때문에 나는 

뿌리치며 쫓아내지를 못한다. 

오히려 친히 먹잇감이기를 청한다. 


그리고 결국 한 줌 남기는 까닭은  

다시 자생하도록 때를 기다리는 것. 

이제 고요한 탯줄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발바닥으로 얇은 냉기 아래의 자양분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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