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고이는 울림 - 11
11
이따끔 소리들이 나에게 달려든다.
나를 세워놓고 물어뜯는다.
이 소리들은 육체라는 이름으로
가지런히 모여있던
세포들 하나하나 속에서 숨어 있다가
한꺼번에 나를 덮친다.
모두가 이미 익숙한
소리이기 때문에 나는
뿌리치며 쫓아내지를 못한다.
오히려 친히 먹잇감이기를 청한다.
그리고 결국 한 줌 남기는 까닭은
다시 자생하도록 때를 기다리는 것.
이제 고요한 탯줄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발바닥으로 얇은 냉기 아래의 자양분을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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