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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선 Nov 13. 2019

이명 耳 鳴 - 혼잣말

맺음 - 혼잣말

아직도 나는 종종 아침에 눈뜰 때 작은 빗소리가 들리면, 누군가 부엌에서 계란프라이를 만드는 기름 소리로 착각하곤 한다. 


소리와 시간은 함께 있다. 시간은 소리로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긴다. 이른 아침 식사를 차리던 도마 소리와 혼잣말 같은 노랫소리, 탈수기를 돌린 빨래 터는 소리와 그 아래로 돌아다니는 아이의 응석 소리, 햇살이 방바닥 얇은 먼지에 닿는 작은 소리를 뚫고 지나가는 진공청소기 소리 - 그러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나를 부르는 목소리. 


누가 알것인가? 애당초 소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만약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있다면 소리일까. 어쩌면 우리는 끝없는 울림과 파장으로 우주까지 떠도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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