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때문에 이런 건 안 알려주셨어요?
부끄럽지만 많은 퇴사와 이직을 하며
나이스 퇴사 타이밍을 비롯해 퇴사 후 우리가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왜 학교부터 회사들은 우리에게 이런 것을 알려주지 않았을까. 이상한 것은 묻지도 않았는데 알려주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주변에서도 첫 퇴사를 앞둔 퇴사 꿈나무들이 많이 궁금해하고 물어보기도 해서
나도 아직 부딪히는 과정이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누군가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나름의 팁을 적어본다.
다만 회사 by 회사, 사람 by 사람으로 다를 수 있으니 이것을 모두 따르기보다는 알맞게 응용 및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 퇴사 선언의 절차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만큼 더 힘든 것이 퇴사 선언이다. 정말 용기가 나지 않는다. 몇 번의 퇴사를 하고도 힘든 것이 퇴사 선언이다. 말도 안 되지만 차라리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는 게 맘이 편할 정도다. 그럼에도 우리는 용기를 내야 한다. 이거 말 못 하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헝. 퇴사 선언을 앞둘 만큼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한 사람이라면 꼭 말해야 하는 것이다.
직속 사수가 있다면 먼저 말하는 것이 좋다. 물론 쿨하게 넘기는 이들도 있지만 나중에 듣고 섭섭해하는 이들도 있다. 직속 사수에게는 비교적 캐주얼하게 말할 수 있으니 커피를 마시자고 하거나 조용히 할 말 있다고 한 뒤 말하면 좋다.
직속 사수에게 말한 뒤 나의 퇴사를 승인해줄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퇴사를 선언한다. "OO님... 저 드릴 말씀이" 이 말만 하면 일단 반 이상은 성공이다. 이 말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아자아자!!! 당신은 죄인이 아니고 소중한 인재에게 이런 생각이 들게끔 한 회사가 잘못이다. 똑 부러지게 왜 퇴사하게 되는지 설명하면 된다.
또한 퇴사 승인 권한을 가진 이와 협의해 퇴사 시점을 협의하는 것이 좋다. 어떤 회사는 퇴사 한 달 전에 말해야 한다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런 조항도 있는데 그 기한을 지키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좁고 좁은 세상... 언제 어떻게 누구와 만나거나 인연이 닿을지 모른다. 최대한 협의해서 시점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인사팀에서는 실무를 맡은 팀과 협의하라는 경우도 많으니 퇴사 승인 권한 이와 협의를 하는 것이 좋다. 확실히 날짜를 정하는 것이 좋지 날짜를 정하지 않으면 여러모로 맘이 힘들다.
# 퇴사 선언 나이스 타이밍
선언 나이스 타이밍은 아무래도 점심 먹은 뒤 오후 시간이 좋다. 아침부터 이야기하면 가시방석인 회사가 많다. 사실 가시방석으로 대하면 안 되는데 참 세상엔 그런 일들이 많다. 점심 먹다가 체할 수도 있다. 힝... 점심을 먹은 뒤 바쁘지 않은 오후 시간에 말하는 게 가장 이로운 것 같다.
# 퇴사 후 챙겨야 할 서류
경력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은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이직 시 필요한 것이 경력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이다. 또한 원천징수영수증은 다른 회사에 간 뒤 연말 정산 시에도 필요하니 미리 챙기자.
물론 이직 시에 말해도 큰 상관은 없고 전 회사에서도 발급해주는 것이 의무지만 미리 말하는 것이 좋다. 다시 또 퇴사한 회사에 전화해서 요청하긴 뭔가 어색할 수도 있쟈나요...
# 퇴사 후 건강보험
나는 진짜 이것에 대해 몰랐었는데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뻔했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건강보험료가 월급에서 꼬박꼬박 나갔었는데 퇴사 후 지역가입자로 되어 내가 직접 내야 했다. 아무것도 몰랐을 시절에는 그냥 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게다가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 시절보다 비용이 더 높다고 한다. 아니... 흑흑 돈도 안 버는 사람한테 이게 뭐람?
가족 중 회사에 다니는 분이 있다면 퇴사 후 90일 이내에 그 밑으로 피부양자로 들어가면 된다. 나는 다행히 아버지가 회사에 다니셔서 아버지 밑으로 피부양자가 됐다. 배우자가 회사에 다니거나, 자녀가 회사에 다니거나, 만 24세 이하라면 자동으로 가족 밑 피부양자가 된다던데 만 25세 이상의 미혼 청년들은 직접 피부양자 취득 신고를 해야 한다.
피부양자 취득 신고는 건강보험공단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거나 팩스로 전송하거나 가족 회사에 직접 서류를 제출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족 회사에 직접 서류를 제출하는 것은 아무래도 민망하고... 팩스도 가능하지만 혹여나 누락되거나 처리가 늦는 경우도 아주 간혹 있다 들었다. 또한 백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나는 직접 건강보험공단에 방문했다.
필요한 서류는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 두 장이면 된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프린트하기도 했는데 직접 방문 경우에는 없어도 된다. 자신이 있는 곳과 가까운 건강보험공단이면 아무 데나에서 신청 가능하다. 신청까지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 몰랐다면 많이 억울할 뻔했다. (내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