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코멘터리: 미디어, 사람, 인생에 관한 온갖 잡다한 코멘터리
인생은 사랑이 전부다. 사랑은 밥이다. 솜사탕이기도 했다가 한 잔의 와인이기도 하고 떡볶이와 순대이기도 하다. 살기 위해 먹듯이 살기 위해 사랑하고, 먹기 위해 사는 것처럼 사랑하기 위해 산다. 밥 먹듯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좋아한다, 애정 한다, 아낀다, 즐긴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좋아하는 사람, 애정 하는 분야, 아끼는 물건, 즐기는 것들에 모두 사랑한다는 말을 쓸 수 있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며, 오늘의 일상을 사랑한다. 아침에 커튼을 걷을 때 쏟아지는 밝은 빛, 페퍼민트 티백 포장을 뜯어 머그잔에 넣을 때 은은하게 퍼지는 상쾌한 향기, 보글보글 물 끓는 소리, 가만히 앉아 노트북을 켜고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할 때의 설렘 모두를 사랑한다.
SF 영화 ‘인터스텔라’는 나에게 사랑 영화다. 부녀간의 사랑, 어느 인간의 우주와 과학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인류애 등등 그 영화를 보며 온갖 종류의 사랑에 관해 떠올렸다. 신을 향한 사랑으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위대한 작품을 남겼던 옛날 사람들처럼, 영화 밖의 사랑까지 생각하느라 바쁘게 머리를 굴리는 채로 극장에 앉아있었다. 역시 내가 사랑하는 감독의 영화다웠다.
오늘도 나는 밥 먹듯이 사랑한다. 외할아버지 생신으로 친척들이 모두 모였다. 7살짜리 어린 사촌 동생을 잠시 끌어안을 때 사랑을 느꼈고, 내가 사간 케이크를 세 접시나 맛있게 드신 할머니를 보며 뿌듯한 마음과 함께 다시금 사랑을 느꼈다. 치매에 암 수술까지 겪느라 기력이 많이 쇠하신 할아버지에게 “저 갈게요!”라며 작별 인사를 할 때, 할아버지의 눈과 입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나를 인지하며 할아버지를 향한 내 사랑을 느꼈다.
사랑은 거창하지 않다. 사랑하지 않는 삶은 죽은 것과 다름없다. 사랑을 연료로 인간은 살아간다. 스스로 그게 사랑이라고 인지하지 못할지라도. 사랑만이 인간을 진정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람을 향한 사랑이든, 부와 명예를 향한 사랑이든, 다른 그 무엇을 향한 사랑이든 간에 말이다. 사랑은 삶의 목적이자 이유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