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그리고 첫 렌트

by 마리

내가 스폰서를 받아 일하게 된 곳은 센트럴 코스트의 아보카 비치였다. 바닷가 옆, 조용하고 예쁜 동네였다.

일은 곧 시작이었고, 새로운 곳의 삶은 낯설 테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족 단위가 대부분인 동네라 시드니처럼 셰어하우스가 많지 않았고, 겨우 한 군데를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다행히 집은 너무 좋았다. 넓고 깨끗했고, 직장까지도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그렇게 내 새로운 생활이 시작됐다.


그때가 딱,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울려 퍼지던 시절이었다.


어느 금요일 저녁, 집주인이 파티를 연다고 했다. 같이 놀자며 제안했지만, 나는 저녁만 간단히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만 하더라도 모르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었고, 다음 날 새벽 6시에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일찍 자고 싶었다.


그런데 밤 12시가 넘어도 집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음악, 사람들 목소리, 술잔 부딪히는 소리, 춤추는 발소리.



거기에 ‘강남스타일’이 울려 퍼지자 분위기는 더욱 들떴고, 집은 마치 클럽 같았다.


나는 새벽 1시쯤, 조심스럽게 집주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조금만 조용히 해줄 수 있을까?”


답장은 짧았다. “It’s Friday!”


금요일이니까 당연하다는 말처럼 들렸지만,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간이었고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새벽 1시 반쯤,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찾아왔고, 파티는 그제야 끝났다.


그날은 거의 잠을 못 잔 채 출근했고, 퇴근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더니 집주인이 차가운 얼굴로 내게 물었다.


너, 경찰에 신고했지?


순간 당황해서 “나 아니야”라고 먼저 대답했지만,

그의 눈빛은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분위기는 달라졌다.


집 안에서 마주칠 때마다 싸늘한 기류가 흘렀고, 말없이 지나치는 순간들이 괜히 불편했다.


무엇보다, 나를 의심하면서도 아무런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마음을 멀어지게 했다.


그래서 혼자 살 수 있는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굳이 눈치 보며 살고 싶지 않았다.


인스펙션을 다니고, 서류를 준비하고, 그렇게 해서 호주에서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된 집을 계약했다.


예전보다 오래되고 작은 1 베드룸이었지만, 마음은 한결 편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오롯이 나만의 작은 둥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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