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셰프는 감정 조절을 참 못했다. 주문이 몰려들면, 그 작은 주방 안은 금세 긴장감으로 들끓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욕을 내뱉으며 휴지통을 걷어차거나, 갑자기 주방을 벗어나 사라지곤 했다.
그러면 남아 있는 오더들은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직접적으로 나에게 무례하거나 큰 피해를 주는 건 아니었지만, 그 불안정한 공기 속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사장은 가끔 헤드 셰프에게 조심스레 충고를 건넸고, 나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폰서라는 제도 안에서,
나는 언제나 뭔가를 빚지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그만둘 수 없었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늘 조심스러워야 했다.
겉으로 보기엔 이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였을지 모르지만,
불평을 하면 불이익이 돌아올까 두려워 입을 다물었고,
참다 보면 나라는 사람이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고마워해야 하는 위치’라는 이유만으로,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모든 불편함을 꾹꾹 눌러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의 불편함은, 단지 불편함으로 머무르지 않았다.
점점 더 깊이, 내 안에 ‘약자의 콤플렉스’처럼 자리 잡았다.
그게 내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들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고통들이
그 틀 안에서 날 더 벼르기라도 할까 봐 무서웠다.
그래서 더 조용히, 더 작게, 더 얌전히 살기로 했다.
그렇게 반복되던 날들 속에서,
어느 날부터 나는 새벽을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
기도를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종교가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시간만큼은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싶었다.
“오늘은 그 아이가 기분이 좋기를.
오늘은 아무 일도 없기를.
오늘은 무언가를 던지거나 차는 일이 없기를.”
그 조용한 기도 안에,
작은 평화를 바라는 나의 마음이 숨겨져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조용히 살아내고 있었다.
작은 평화를 간절히 바라며,
묵묵히 내 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