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디자이너들이 회사 생활을 하다가 프리랜서로 독립한다고 하면, 기존 사업장에서 고정 거래처를 만든 다음 퇴사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고정 거래처를 두고 일해야 고정적인 수익이 생기니까요.
하지만 고정 거래처에 의존해서는 프리랜서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고정적인 수익이 생기면 대체로 고객을 유치하는 '영업'에는 소홀하게 됩니다. 이때 고정 거래처가 망해버리기라도 한다면 다시 거래처를 구하러 다녀야 하는데, 기존에 영업을 해 본적이 없다면 갈 길을 잃어버립니다.
고정 거래처가 있던 사람들도 이렇게 불안 요소가 존재하는데 만약 고정 거래처가 없던 사람들이라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막막해지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프리랜서들이 있는걸까요?
핵심은 프리랜서에게 맞는 마케팅, 영업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인생의 선택지를 늘리는 방법」에서 회사 밖에서 일하는 방법 3단계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https://brunch.co.kr/@printemps/32
이번 글에서는 2단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앞에서도 고정거래처에 의존하는 상황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러한 의존은 당신의 일을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 중 중요한 능력인 '영업 능력'을 전혀 키우지 못합니다.
프리랜서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제공하려는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것과 '영업'하는 것의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마케팅과 영업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해 보이는데 사실 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어요! 라고 알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고객이 유입되고, 그 다음 고객이 고정 거래처가 될 지 한 번 맡기고 말 지는 자신이 어떻게 일하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솔직하게 비슷한 실력을 가진 프리랜서들 참 많습니다. 하지만 마감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거나, 쓸데없는 곳에서 자존심을 세워서 작업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라던가(협동심 부족), 퀄리티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과 마감일만 제대로 지켜도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갑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 아무리 커뮤니케이션과 마감을 잘 지키는 사람일지라도 고객이 나를 알지 못하면 일이 시작도 안 된다는 겁니다.
프리랜서는 실무만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작은 1인 회사를 굴리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여 일을 얻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무경력 프리랜서가 일을 얻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주변에서 알아서 일을 주는 경우는 배제하겠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단계인 능력 키우기만 실행한 상태라고 생각해 볼게요.
(제가 설명드리는 내용을 모두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본인의 재능에 맞춰서 조절하세요)
먼저 내가 작업 했을 때 어느정도 능력치인지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보통 개인 작업으로 많이 하는데 개인 작업물을 만들기 힘들다면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타인의 작업을 진행하고 몇 개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때 포트폴리오가 없다고 '아무 일'이나 받아서 하지 마세요. 1단계 재능 찾기의 브랜딩에서 가볍게 이야기 했듯이 자신이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에서도 재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일들은 포트폴리오가 되지도 못합니다. 디자인으로 따지자면 의류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들어갈 법한 단순 인물 보정, 누끼 등의 작업은 포토샵을 하루만 배워도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심지어 포토샵에서 업데이트 되는 기능을 이용하면 나중에는 아예 대체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작업은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단순히 포토샵이라는 툴을 이용한 노동에 불과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퀄리티로 포트폴리오를 만드세요. 하지만 너무 자신의 역량을 초과한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이후 본인이 외주를 받았을 때 그만큼의 퀄리티를 만들지 못해 클라이언트가 실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본인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든 생계 유지를 위하여 오랜 시간, 여러 번 작업할 것을 고려한 상태에서 최선의 포트폴리오를 만드세요. 최대한 좋은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기 위해 평균적인 제작 기간의 몇 배 이상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매달렸다면 그건 자신이 소화해 낼 수 없는 범위입니다.
포트폴리오가 완성 됐다면 여기 저기 내가 일을 시작한다고 알릴 차례입니다. 대표적으로 인스타, 블로그, 홈페이지, 카페, 각 직종별 대표 사이트 등이 있는데 먼저 SNS와 블로그, 홈페이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봅시다.
SNS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는 건 인스타그램이며 웹툰, 웹소설등의 창작 계열은 트위터가 강세인 듯 합니다. 페이스북은 젊은 연령대는 많이 사용하지 않으나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유저가 꽤 많은 편입니다.
SNS에 단순히 작품을 업로드 하고 해시태그 몇 개 달아둔다고 사람들이 찾아오진 않습니다. 각 SNS에 맞는 관리법으로 고객을 끌어 모아야 하죠. 이렇게 계정을 키우는 데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SNS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각 SNS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적 성공하는 공식이 있는 인스타그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보통 크게 2가지 방식으로 관리합니다.
인스타그램 관리법 A : 일종의 포트폴리오처럼 자신의 작업물을 업로드 하고 광고로 유입을 만드는 형태
인스타그램 관리법 B : 자신의 외주 작업 건만 업로드 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여 업로드하고 구독자를 만드는 형태.
관리법 B의 경우 과거 해시태그 노출만으로도 충분히 유저를 유입시킬 수 있었다면 이제 해시태그의 영향력은 미미해지고 알고리즘이 중요해졌습니다. 그에 따라 자신의 팔로워들이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 내가 인스타 본문에 어떤 내용을 담는지가 중요해졌는데요. 이는 과거처럼 품앗이 형식과 좋아요 반사 등이 별 쓸모가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자신이 어필하고자 하는 내용 위주로 본문을 쓰고, 간단한 해시태그도 달아 두면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 컨텐츠를 노출시켜줍니다. 당연히 B의 경우도 필요하다면 광고도 사용합니다. 대부분 몇 천, 몇 만명의 팔로워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광고를 많이 사용합니다.
인스타그램에 관한 내용을 전부 적다보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이 정도만 설명드리고,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그냥 SNS에 업로드만 하지 말고 SNS를 어떻게 사용할 지 고민하고 방향성을 정해서 운영하라는 겁니다. 트위터의 경우 비교적 이런 복잡한 체계 없이 꾸준한 활동만으로 팔로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종업계 사람들이 어떤식으로 SNS를 운영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SNS를 키우는 것은 당장 내 서비스를 구매할 고객을 모으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의 팬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며, 이후 내가 다수의 인원하게 판매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책 등의 상품을 기획한다면 이렇게 미리 내 팬을 만들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블로그와 홈페이지
블로그는 검색 유입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잘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알리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SNS와 도저히 친해지기 어렵다면 블로그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저는 프리랜서 생활 극 초반에 블로그를 통해 홍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전문 블로거처럼 모든 걸 다 갖춰서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본인이 마케팅에 적합한 글쓰기를 잘 못하는 편이라면 블로그와 관련된 책 한 권이라도 읽어 보고 글을 쓰는 걸 추천합니다.
홈페이지는 블로그와 비슷하게 운영자가 아카이빙 하는 공간이라 많은 분들이 홈페이지를 만들지, 블로그를 만들지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방향성이 꽤 다릅니다.
블로그 : 주기적으로 포스팅하여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영업 공간 (인스타그램과 비슷함)
홈페이지 : 지금까지의 작업 중 고퀄리티를 모아 자신이 커리어를 어필하는 공간
따라서 가능하다면 둘 다 운영해도 좋고, 본인이 고급화 전략으로 간다면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조합으로 운영하고 적당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조합을 추천합니다. 시각적인 부분이나 전문성이 중요한 경우에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 좋습니다.
크몽, 숨고 등 프리랜서를 진입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진입 방법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플랫폼들의 각종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지만 확실한 건, 신규 프리랜서들에게는 좋은 영업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플랫폼을 이용할 때 서비스 판매자 입장에서의 장/단점 분석을 해 봅시다.
장점 :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SNS를 운영하는 것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단점 : 수수료가 비싸다. 플랫폼 내부의 고객을 외부로 유인하기가 어렵다. 저가 경쟁이 존재한다.
플랫폼을 무작정 사용해야 하는 것도,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플랫폼을 최대한 똑똑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플랫폼에 지불하는 거래 수수료를 일을 따오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계속 이런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도록 플랫폼을 통해 작업한 내용들을 플랫폼 외부에 업로드 하여 플랫폼 외부에서 의뢰가 들어오도록 해야 합니다.
실제로 저는 플랫폼을 통해 고정 거래처를 만들었으며 현재는 플랫폼 외부에서 거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외주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콘텐츠, 제품 제작 등 1인 사업 형태를 원한다면 텀블벅,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초기 구매자를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마찬가지로 구매자가 모여있는 플랫폼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니 외부에서 인지도가 없는 상태로 고객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저 또한 작년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디자인 콘텐츠로 2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만약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 제 SNS 계정이 유명하지는 않기 때문에 훨씬 적은 수익을 얻었을 겁니다. 실제로 몇 년 전, 무작정 런칭했던 디자인 온라인 VOD 강의는 인건비를 건지기 까지 엄청나게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만 크몽, 숨고 등에서 발생하는 저가 경쟁에 대해서는 추후 프리랜서의 적절한 페이를 받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플랫폼 사용에 대해 한 줄로 요약하자면, 처음부터 수수료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지 말고 잠재적 고객이 많은 플랫폼을 적절히 이용하세요.
아주 단순합니다. 직접 내가 일을 하고 싶은 거래처를 리스트업해서 포트폴리오를 이메일로 보내는 겁니다. 마치 이력서를 보내는 것 처럼 말이죠.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협업, 입점 제안 등 다양한 제안을 받아봅니다. 이걸 거꾸로 우리가 먼저 하는 것 뿐입니다. 너무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히려 가끔씩은 거래처 쪽에서도 인물을 찾고 싶은데 수많은 프리랜서들 중 어떻게 찾아내야 할 지 어려워 합니다. 이때 먼저 제안을 해오는 곳이라면 당연히 좋게 받아들이겠죠.
다만 이렇게 일을 진행할 경우 간혹 동등한 관계가 아닌 조금 더 을의 포지션에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거절 당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