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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걸 Oct 22. 2023

실무형 팀장의 인사관리-2

어떻게 만나고 헤어져야하나

온보딩으로 빠르게 팀 문화에 적응시킨다

1) 신규 멤버에게 적응기는
    매우 혼란스럽다.
2) 온보딩을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거나 이직한 뒤, 처음 몇 주 동안이 당사자에게는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므로 스트레스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팀장과 동료들에게 잘 맞추어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받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를 가진 시기이기도 하다. 새로운 직원은 열린 마음으로 조직의 가치, 업무 방법, 팀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애쓴다.


회사는 신규 입사자에게 다양한 교육과 OJT(On the Job Training)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빠른 정착을 지원해준다. 그렇다고 회사의 교육 프로그램만을 믿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온보딩은 우리 팀의 일하는 문화를 입사자가 쉽게 받아들이기는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아무런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쓰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자기만의 고집을 갖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실무형 팀장에게 시간이 부족해도 새로운 팀원이 들어오면 1개월 정도는 팀장이 직접 온보딩과 업무 OJT에 힘을 쏟아야 한다.


팀장은 우리 팀의 비전과 미션을 중심으로 팀 운영 체계를 상세히 알려준다. 핵심 업무는 업무 프로세스 형태로 정리하여 제시하면 더욱 좋다. 새로운 팀원은 핵심 업무의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일이 돌아가는 방식을 깨달을 수 있다. 회사마다 보고서 스타일이 다르고 탬플릿도 각각 사용하므로 이런 세부까지 상세히 가르쳐준다면 해당 팀원은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온보딩은 팀장과 새 팀원이 밀접한 관계를 쌓을 절호의 기회다. 새끼 오리는 태어나서 처음 본 움직이는 대상을 엄마라고 믿고 충실하게 따르는 ‘각인’ 습성이 있다. 새로운 팀원이 신입이든 경력이든, 입사 초기 혼란의 시기에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은 크게 믿고 따르게 된다. 이 팀장은 ‘각인’의 시기를 잘 활용해 새로운 팀원을 우리 팀을 충실히 떠받쳐줄 멤버로 만들어야 한다.


처음 한 달만 고생하면 이후 두고두고 자율적으로 제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팀원을 얻을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이 가장 힘든 시기에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준 사람에게는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직장을 옮긴다는 것, 부서가 바뀌어 완전히 새로운 일에 적응해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큰 법이다. 팀원의 가장 힘든 시기에 곁을 지키는 팀장이 돼보자.



저성과자(C-플레이어정리

1) 팀장의 인사관리는 리더십
   일관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2) 실무형 팀장의 인사관리에서
    C-플레이어 처리가 중요하다.


리더십에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리더가 일관되게 말하고 행동하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구성원에 가 닿는다. 반대로 그때그때 행동이 바뀌거나 말과 행동이 다르면 구성원은 리더를 신뢰하지 않는다. 자신의 철학과 조직에서 중요시하는 가치를 아무리 반복해서 말해도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일관성에 대해 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


채용, 승진이나 권한 위임과 같은 인사 결정은 일관성이 뚜렷해야 한다. 팀원은 팀장의 인사 결정을 보고 그의 팀 운영 철학을 읽는다. 누구를 인정하고 누구를 다른 부서로 보내느냐는 가장 중요한 신호다. 설사 팀장이 의도하지 않은 시그널일지라도 팀원은 그 시그널을 팀장의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팀원은 겉으로 보이는 말과 문서보다는 이렇게 결과 신호에 따라 팀장의 생각과 철학을 간접적으로 읽어낸다.


실무형 팀장에게 가장 중요한 인사 결정은 인재에 대한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만 데리고 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때로는 원치 않는 C-플레이어가 섞이기 마련이다. 리더는 되도록 좋은 사람을 많이 확보하고 싶어 한다. 좋은 팀원이 어떤 유형인지는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마지노선은 정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에 대한 기준 보다 보내야 할 사람에 대한 마지노선이 더 중요하다.


실무형 팀장이 시간을 확보하고 업무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려면 팀이 자율주행팀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팀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이 끼어 있으면 팀워크가 깨지고 더는 자율주행할 수 없다. 다른 팀원은 ‘저런 사람도 놔두는데, 내가 뭐하러 열심히 일하나.’라며 점점 열정이 식게 된다.


성과가 저조하거나 역량 자체가 부족한 C-플레이어가 있으면 다른 팀원의 동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동료가 C-플레이어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 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이 일 잘하는 동료에게 넘어온다. 큰 사고를 친 뒤처리를 감당해야 할 때도 있다. 당연히 내가 왜 이런 뒷감당을 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게 된다.


C-플레이어지만 개선 가능성이 있다면 육성에 힘써 본다. 실력은 있지만, 태도가 문제이거나, 조직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꽤 실력이 있다고 착각하고 자만에 빠져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팀원이 있었다. 자신은 더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 그의 강점과 단점을 명확히 지적하고, 개선이 되지 않으면 이제는 같은 팀에서 일할 수 없다고 경고했더니 약간 태도가 변화되었다. 이후에 책임이 큰일을 맡기고 일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피드백했더니 부정적인 자세가 크게 바뀌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개선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팀장은 일반적으로 문제를 가진 팀원에 집중하려 한다. 알아서 잘하는 사람은 굳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개선하기보다는 일 잘하는 사람의 성과를 더 높이는 편이 낫다. 그편이 노력이 적게 들면서도 빠르게 결과를 얻는다.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계속 가지고 가려 불필요한 수고를 들이지 말고, 해결이 눈에 보이는 지점에 집중하는 편이 현명하다.


만일 개선이 어려운 C-플레이어라고 판단이 되면 <회피> 전략을 사용한다. 회피보다 더 좋은 방법은 인사팀과 협의해 ‘방출’이나 ‘제거’하는 방법이지만, 이 방법이 쉽지 않다. 아쉽게도 요즘 팀장은 C-플레이어의 처리와 관련해 취할 방법이 거의 없다. 과거에는 회사의 인사 명령에 따라 일방적으로 발령을 낼 수 있었다. 사업장이 각지에 있거나, 조직이 큰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운 위치로 발령을 내기도 했다. 이제는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사내 평판이 쉽게 확산하므로 C-플레이어는 다른 부서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 팀에서 포기한 사람을 다른 부서인들 데려가고 싶겠나.


<회피>는 최소한의 업무만 맡기면서 팀 전체적으로 큰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수위 조절을 하는 방법이다. 다른 팀원이 보기엔 혼자 빈둥거리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성과와 역량이 부족해 제한될 일을 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분명한 표시는 본인에게도 큰 압박이 되고, 동료들도 제대로 경고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쉽다. 본인을 제외하고 다른 팀원에게만 알리는 행위는 ‘따돌리기’로 부적절한 행동일 뿐 아니라, 비인간적인 처우가 될 수 있다. 먼저 여러 차례의 피드백을 통해 C-플레이어 본인이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도록 돕는다. 경고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하도록 한다.



오프보딩(퇴사이동 직원 정리 절차)에도 정성을 기울인다

1) 퇴사, 이동 팀원에게 예우를 갖추어
    배려한다.
2) 퇴사자는 잠재적인 경력사원이자
    훌륭한 조언자가 된다.
3) 퇴직 면담을 통해 진심을 파악하면
    팀 운영에 팁을 얻는다.


대부분 조직에서 퇴사자는 달갑지 않은 존재다. 우리 문화에서는 ‘오래 같이 일하는 사람’을 최고의 직원으로 꼽는다. 퇴사자는 조직을 배신한 사람, 기회주의자로 취급하는 문화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팀장이나 동료로서는 한창 바쁜 시기인데, 본인의 이익을 위해 이직을 한다니 원망스러울 뿐이다.


실무와 관리를 모두 담당하는 팀장은 퇴사자보다는 남아 있는 사람을 챙기는 게 먼저라고 여긴다. 누군가 그만둔다는 말을 들으면 빈자리를 빠르게 채울 방법만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퇴사자가 어떻게 자리를 정리하고, 퇴사 절차를 처리하고 나가는지 관심이 기울이지 않게 된다. 퇴직하는 팀원 처지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팀장에게 섭섭한 마음이 든다.


우리 사회에는 일자리의 숫자보다 일자리를 애타게 찾아 헤매는 구직자의 수가 더 많다. 이런 현상도 곧 끝이 날지 모른다. 조만간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기업이 일할 사람을 찾아 헤매는 때가 올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때에는 잘 만나는 그것만큼이나 잘 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팀원들은 모두가 잠재적인 퇴사자이다. 자의든 타의든 회사 생활에는 언젠가 끝이 있게 마련이다. 구성원은 조직과 리더가 퇴사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저 퇴사자의 위치에 있을지 모른다고 자신을 동일시한다. 퇴사자에 대한 배려는 구성원 전체에게 보내는 잠재적인 시그널이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렇게 마음을 다합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퇴사자는 최고의 경력사원 후보군이다. 인사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인사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뽑으라면 ‘채용’이고, 가장 실패 확률이 높은 것도 ‘채용’이다. 몇 번의 면접만으로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털끝만큼 밖에 알 수 없다. 수많은 기업을 잘 못 뽑은 직원 때문에 골머리를 썩인다. 직원으로서도 부족한 정보로 섣불리 직장을 선택했다가 긴 시간 후회한다.


퇴사자는 비록 일시적인 트러블이나 경쟁사의 우월한 조건 제시로 자리를 옮겼지만 상당한 평판을 보유한 상태이다. 따라서 채용으로 인한 정보 부족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문화와 일하는 체계를 잘 알고 있으므로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 경력사원 채용 후 교육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 회사에서 배운 업무 능력에 더불어 관련 업계의 기술과 노하우까지 습득해서 다시 찾아온 셈이다. 재입사자 만큼 훌륭한 인재를 이렇게 쉽게 찾기란 쉽지 않다.


나는 퇴사한 선, 후배들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그들은 훌륭한 조언자다. 상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 회사의 현황이나 조직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상황을 쉽게 이해한다. 반면 제삼자의 관점에서 날카롭게 문제를 보고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종종 내부의 사람들은 잘 발견하지 못하는 소중한 힌트를 얻게 된다.


따라서 퇴사자가 생기면 챙겨야 할 서류부터 퇴직 절차를 친절하게 도와주면 좋다. 바쁘다고 핑계를 대지 말고 환송회부터 퇴직 인사까지 꼼꼼히 챙기는 편이 좋다. 오프-보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퇴사자에게 ‘이 회사가 어떤 회사였는지에 대한 기억’이 달라진다.


넷플릭스는 퇴직자는 반드시 굿바이 메일(Postmortem mail)을 쓰게 한다. 같이 일한 동료들에게 공식적인 작별 인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메일에는 그가 회사를 떠나는 이유, 일하면서 배운 것, 앞으로의 계획, 넷플릭스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남긴다. 퇴사자의 조언을 교훈 삼아 직원들이 더욱 발전할 기회를 주는 셈이다. 이 메일을 통해 조직의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넷플릭스가 얼마나 행복한 일터였는지 다시 깨닫게 되기도 한다. 퇴사자가 발생하면 모든 직원은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이대로 있어도 되는지, 새로운 커리어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 자리에 안주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넷플릭스의 문화를 이 과정을 공식화해서 구성원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셈이다.


굿바이 메일을 공식화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퇴직 면담은 제대로 진행하도록 한다. 형식적인 면담이 아니라 퇴사하는 진짜 이유를 끌어내는 게 좋다. 팀장에게는 팀 내부의 문제를 찾고 개선할 절호의 찬스이다. 대부분은 ‘보상이 적어서’, ‘경쟁사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라는 핑계를 대곤 한다. 사람들은 퇴직 이유가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힌 때가 많다.


특히 ‘일에서 가치를 느낄 수 없다’, ‘더 있어 봐야 성장할 수 없을 것 같다.’, ‘동료와 관계가 좋지 않다.’, ‘일에서 성과가 잘 나지 않아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 등의 대답이 나온다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팀원들도 비슷한 고민을 할 수 있고, 팀 운영 체계 개선에서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라는 시그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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