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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걸 Oct 22. 2023

자율주행팀 만들기

실무형 팀장은 자율팀을 구축해야

자율운영 조직의 시대

1) 자율 운영 조직의 시대가 되었다.
    그런 조직이 성과가 더 높다.
2) 내가 선수로 뛰는 동안에는
    다른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줘야 한다. 
3) 자율주행팀은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인간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성주의 사고에 근거하여 적절한 보상 체계와 조직이 굴러가는 원칙을 정하면 사람들이 여기에 맞춰 최고의 성과를 보여줄 거라고 예상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이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성적인 뇌는 감정이 없으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사고나 병으로 뇌의 감정 판단 영역이 손상된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놀라운 결론을 얻었다. 이 환자들은 단순히 감정적인 부분만 다쳤을 뿐인데도, 일상생활에서 전혀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는 물론, 이 물건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판단할 수 없었다. 감정은 우리에게 가지 판단 기준을 갖도록 만든다. ‘이건 좋다, 저건 싫다, 이런 가치판단 기준이 쉽게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우리에게 감성적인 면이 없다면 이성적인 뇌는 아무런 일을 하지 못한다.


최근 일에서 보람이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주니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주니어들의 푸념을 전해 들은 리더들은 생각한다. ‘아니 일이 무슨 놀이인가? 재밌고 하고 싶을 때만 한다는 게 말이 되나. 힘들어도 버티고 하기 싫어도 억지로 나아가는 것이 일의 원칙이고, 성공의 비결이다.’


물론 일리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감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 뇌가 이성적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일의 의미와 보람 같은 내재적 동기 없이는 열정적으로 일하기 어렵다. 단기간에 어찌어찌 일하기 위해 애는 쓸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창의적인 성과나 예상을 벗어나는 놀라운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 고성장 시기에는 ‘외적 보상’의 힘이 강했다. 열심히 일하면 괜찮은 보수를 받았고 이걸로 부동산을 사면 가치가 올라갔다. 물론 경제적으로 풍족하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에 좋은 투자처가 있었고 자산을 늘려가고 내 생활이 나아지는 경험을 한다는 건, 꽤 즐거운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저성장기에는 이런 장치들이 전혀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


이제는 구성원이 성과를 만들어내게 돕도록 위해 내재적 동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 내재적 동기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자율성>이다. 인간이 가장 의욕이 생기고 동기를 얻는 때는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자유가 때’이다.


다니엘 핑크는 <드라이브>에서 코넬대 디바로(DeVaro)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디바로 교수는 미국의 320개 중소기업의 조직 운영 스타일을 연구했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배려한 기업들은 4배 빠른 성장률을 보였다.


자율적으로 일하는 조직체계에 관심이 높아지게 된 것은 스타트업과 IT기업의 놀라운 성장과 연관이 있다. 이런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회사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보람을 중요시한다. 물론 자본 시장 상장에 성공하여 높은 금전적인 보상을 제안하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금전적인 보상만으로 직원을 움직이려 하면 나중에 보상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더는 구성원을 설득하기 어렵다.


실무형 팀장일수록 팀을 자율주행팀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축구 경기를 생각해보자. 감독이자 선수로 뛰려면 내가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다른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여 주어야 한다. 내 공을 처리하기만도 바쁜데, 일일이 지시를 내리고 팀을 관리하려 하다가는 공을 빼앗기기에 십상이다. 동료 선수들이 알아서 전술을 실행하고, 공을 패스받을 수 있는 적절한 위치를 선점해야 한다.


실무형 팀장은 종종 플레이어가 된다. 실무를 담당하는 플레이어가 되는 순간은 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는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여 주어야만 두 가지 역할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다.


자율주행팀은 실무와 팀장 역할을 모두 담당해야 하는 이중 역할 부담에서 유일하게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하니 집중력이 떨어진다. 일할 때 도통 집중할 수 없고, 역할 범위가 크다 보니 스트레스도 커진다. 이렇게 실무형 팀장에게는 여러 가지 문제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야근을 많이 하고 휴일에 특근을 해봐야 일이 끝나지 않는다.


시급하거나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하고, 그 외의 일은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시간 부족과 만성 야근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이다. 따라서 실무형 팀장의 팀 관리에서 핵심은 <자율주행팀 만들기>가 된다. 스스로 일하고 적절한 수준은 알아서 의사 결정하는 팀은 만들어야만 성과는 높이고, 스트레스는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문제는 리더들이 이러한 큰 관점은 동의하면서 실제로는 팀원에게 자율을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팀원은 자율적으로 일하고, 팀장은 권한을 위임하고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면 모두에게 이득일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왜 자율주행팀을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자율주행팀이란 무엇인가?

1) 이상적인 자율주행팀이란?
    프로세스에 따라 움직이되,
    프로세스로 소화할 수 없는 이슈가 발생한
    때에는 실무자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조직
2) 실무형 팀장은 매뉴얼과 프로세스로
    자율팀을 콘트롤한다.


그럼 자율주행팀이란 어떻게 일하는 조직인지 상세히 알아보자. 본래 통용되는 용어는 ‘자율경영팀’이라고 한다. 팀 레벨에서 자율 경영이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고 의미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대신에 ‘자율주행팀’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자율주행차로 가장 많이 바뀌는 건 운전자의 모습이다. 더는 운전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으므로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차 안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차량 운전을 맡겨두고, 자신을 다른 곳에 집중하는 풍경이 바로 실무형 팀장이 자율 팀과 함께 일하는 모습에 해당한다.


자율주행팀이라고 해서 일하는 모습이 모두 같지는 않다. 어디까지 자율을 부여하고 어느 정도로 관리할지는 사뭇 다른 모습이 된다. 자율주행차량은 운전자의 개입 정도와 차량의 운행 능력에 따라 레벨-0에서부터 레벨-5까지 다양한 단계로 나눈다. 레벨-0에서 레벨-2까지는 부분 자율주행에 해당하고, 레벨-3 이상이 되어야 완전 자율주행을 뜻한다.



이렇게 팀도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자율주행 레벨을 나눌 수 있다. 이건 단순히 팀장의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고, 산업이나 기업 특성, 또는 직무에 따라 최대한 허용 가능한 자율주행 레벨이 달라진다.


플랫폼 서비스와 같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창의적인 성과를 올려야 하는 산업은 레벨-5의 자율주행팀이 가능하지만, 금융이나 에너지와 같이 정부 규제를 받아야 하는 산업에서는 중간 레벨 정도만 가능한 경우도 있다. 같은 회사 내의 팀도 직무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마케팅, 영업 부문은 새로운 고객 창출을 위해 최대한 권한 위임과 기민한 일 처리가 우선시된다. 반면 법무, 준법 감시, 감사 등 내외부 규정을 준수하여야 하는 팀은 자율주행 레벨이 낮아질 수 있다.


이렇게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한다는 건, 자율성 부여 정도에 따라 수준이 다를 수 있다. 물론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미리 합리적으로 구성된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일한다는 점이다. 자율적인 조직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하고 싶은 대로만 일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모두가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내고, 저마다의 순서에 따라 일한다는 건 꽤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스트레스도 크다. 상당 부분은 미리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르고 프로세스로 다 소화할 수 없는 경우에만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거나, 새로운 방식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대기업에서 일하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커다란 벽이 하나 있다. 대다수 업무가 일의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일할 때마다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받을 업무 절차도 없고, 매뉴얼이나 지침도 없다. 마치 출발선이나 결승선이 전혀 없는 경기장에서 얼마만큼 뛰었는지 대충 짐작만 하며 달리기를 하는 기분이 된다.


팀장이 자율주행팀을 만들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업무 프로세스’이다. 기존에 정의된 업무 프로세스가 많이 축적된 팀은 바로 자율주행 구조를 갖추기가 쉽다.


이정동 교수는 저서 <최초의 질문>에서 매뉴얼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선진국의 전문가들은 개념설계가 필요한 일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관련된 매뉴얼을 상세히 조사한다. 먼저 비슷한 일을 시도한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축적해 놓은 것이 바로 이 매뉴얼이다. 매뉴얼을 기반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여기에 추가해 놓는 방식으로 새로운 개념설계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기존의 일하는 체계, 프로세스가 바탕이 되어야 창의성도 발휘될 수 있고, 이런 틀 안에서 자율성을 발휘해야 더 효과적으로 일하게 된다.


자율주행팀을 만들기 위해 팀장이 할 일은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축적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가 정리되지 않아 누가 그 일을 맡는지에 따라 일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때에는 표준 프로세스를 세우도록 한다. 업무 프로세스는 반드시 팀 내에 공유하고 지속해서 업데이트해야 한다.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프로세스에 따라 빨리 해치워 버리고 그 외의 범위는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율주행팀이 일하는 기본 원리이다.



자율주행팀 만드는 4가지 스킬

1) 중간관리자, 소그룹 리더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2) 역할과 책임을 분명하게 하자.
3) 정기적으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한다.
4) 우리 팀만의 일하는 규칙을 함께 만들자.


이제 자율주행팀을 만드는 구체적인 팀 세팅 스킬을 알아보도록 하자.

모든 팀원에게 무조건 자율을 허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팀원에 따라 자신이 생각하는 권한의 범위가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전폭적인 권한 위임을 원하지만, 팀장이 세세한 지시를 해 주면 그에 따라 일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자율을 악용하는 팀원도 있다. 다른 사람보다 빨리 일을 끝마쳤다며 그 시간에 부업을 하거나, 대놓고 여유를 부리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선별적인 권한 배분이다. 팀에 일하는 체계와 문화가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는 역량과 태도가 우수한 팀원에게만 먼저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여러 회사의 팀장들이 모인 팀장 워크숍이 있었다. 여기에서 몇몇 팀장들은 팀 자체적으로 ‘소그룹 리더’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소그룹 리더란, 팀원 중에서 성과와 역량이 뛰어난 중간관리자로, 팀장은 공개적으로 리더에게 일정 권한을 위임한다. 리더는 소그룹 내에서 마치 팀장처럼 업무 의사결정을 내린다. 아울러 팀장에게 팀 전체 운영 방향을 조언한다. 팀장은 인사 평가를 할 때면 소그룹 리더의 의견을 참고한다.


이렇게 초기 단계에서는 중간관리자를 활용해 소그룹 단위로 임파워먼트를 실행한다. 소그룹 단위의 운영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 다음 단계로 자율성 부여 대상자를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면 팀의 기강을 흩트리는 빌런 팀원이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일이란 누구의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도 있지만 그 구분이 불명확한 때도 있다. 여러 사람의 공동으로 담당하거나 7:3 또는 6:4와 같이 역할 비중이 다르게 배분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역할 책임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필요하면 문서로 정리하도록 한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반복해서 소통하게 만든다.


외국계 기업에서는 업무 담당자를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우리의 회사 문화에서는 칼같이 담당자를 나누기보다 눈치껏 알아서 참여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 업무 구분이 명확하게 나누지 않고 여러 사람을 공통 담당자로 정하기도 한다. 때로는 내 일이 아니더라도 동료를 도와야 한다는 명목으로 관련된 회의나 보고에 같이 참여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의 아름다운 협력의 문화’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하면 누구의 역할인지 구분이 모호해진다. 자율주행팀일수록 명문화된 담당자 제도를 명확하게 운영하여야 한다. 여러 사람이 공통으로 맡을 수밖에 없는 일은 최종적으로 확인할 사람을 한 명 정한다.


책임이 명확하지 않은 자율주행팀에서 책임은 모두 팀장의 몫이 된다. 결국 또다시 모든 일이 팀장의 책임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역할은 뚜렷하게 구분하도록 애쓰자.


세 번째, 자율주행팀에서 팀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정보 공유다. 팀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려면 필요한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어야 한다.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한 정보, 경쟁사의 동향에 대한 정보, 유관 부서의 정보 등이 필요한데, 조직에서는 리더일수록 정보를 독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예전 리더들은 정보를 독점해야 자신의 권위가 강화된다고 여겼다. 조직 내에서 정보가 곧 힘이므로 직책에 따라 나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늘리려 애썼다. 흡연 장소, 술자리나 골프 모임에서 은밀히 고급 정보를 주고받는 일도 많았다. 이제는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특정 직책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정보가 적지 않다.


당연히 다수가 알고 있는 정보일 것이라 짐작하고 정보 공유를 소홀히 하는 팀장도 있다. 회사의 매출이나 경영실적은 회사 안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직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일하다 보면 당장 눈앞의 것 외에는 잘 보이지 않으므로 회사 전체적인 경영 현황을 잘 알지 못하는 직원도 많다.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정보를 접할 루트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가 어느 정도 정보는 접하고 있을 것이라는 팀장의 짐작은 사실이 아닌 때가 많다.


자율주행팀이 되려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주, 또 다양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전달 수단도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팀의 목표는 무엇인지, 현재 우리 팀의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은 팀원이 꼭 알아야 할 사항이므로 대면 회의를 통해 상세히 설명한다. 그 외의 정보는 즉시성과 정보량에 따라 이메일, 메신저 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알려주도록 한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게임에 열렬히 빠져드는 걸까?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기법을 잘 활용하여 게임이 아닌 분야에서도 관심 유도, 행동 유발을 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원칙 중 가장 우선은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레벨과 경험치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내가 지금 어느 정도 성장하고 있으면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팀원들이 게임처럼 몰입하며 일하려면 즉각적인 팀 성과에 대한 정보,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네 번째로는 우리 팀만의 일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자율주행팀은 자율의 정도에 따라 일하는 형태가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언제나 통용되는 통일된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팀원들과 함께 우리 팀만의 규칙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과도하게 잦은 회의로 업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회의 일정과 운영 원칙을 정해 두는 방법이 있다. 월간 회의는 팀의 성과와 사업계획 달성률을 점검하는 용도로 운영한다. 주간업무 회의는 협업을 위해 팀원 상호 간의 업무 계획을 간략하게 공유하는 형태로 간소화한다. 분기 1회 정도는 업무 역할과 책임, 즉 업무 R&R을 점검하는 회의를 진행한다. 이런 소통과 정보 공유 시스템을 함께 결정하면 좋다.


팀원의 능력 개발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다. <브라운 백 런치>는 간단한 점심 식사를 곁들인 스터디 모임을 말한다. 한 달에 1~2번 브라운 백 런치에서 특정 주제를 학습하면 어떨까? 따로 학습 시간을 내기 어려운 실리콘 밸리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갈색 종이봉투에 샌드위치를 담아 오면서 이런 이름이 유래되었다. 스터디 모임을 위해 팀원의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하기 좋다. 다만, 점심시간은 휴식 시간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어야만 한다.


자율주행팀은 실무형 팀장의 일 관련 고민을 크게 덜어줄 수 있는 해답이다. 하지만 그만큼 팀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팀이 존재하므로 딱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떠올리기도 어렵다. 자율주행팀 세팅을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까 깊은 고민이 드는 팀장도 여럿일 것이다. 단시간에 이루어 내겠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생각하는 편이 유리하다. 서두르지 말고 나의 온전히 도와줄 자율주행팀을 세팅할 방법을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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