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 투자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해서 굳이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그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례가 있지만 그중에서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인 4가지를 소개해보겠다.
1. 유튜브 프리미엄 (월 14,900원)
몇 년 전 만해도 9,900원이었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가 14,900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유튜브에 투자하는 10달러를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스트레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드는 약값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면 중간 광고를 건너뛸 수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두 가지 혜택이 있다. 일단 유튜브 창을 최소화해도 백그라운드 재생이 된다는 점. 그리고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통해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에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 중이라 영상을 보지 않고 음악만 듣는다)
특히 운전할 때 유튜브 프리미엄이 위력을 발휘한다. 보통 유튜브를 켜놓은 상태에서 내비게이션을 최상위 화면으로 보기 때문에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이 필수이다. 그리고 차 안에서는 보통 인터넷이 안 되기 때문에 영상을 미리 다운로드하여 놓으면 끊김 없이, 데이터 소모 없이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2. 맥북 프로(14인치) (약 300만 원)
노트북 하나에 무슨 300만 원을 투자하냐고 혀를 찰 수 있다. 나조차도 맥북이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마음을 크게 먹고 맥북을 질러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기존에 쓰던 노트북을 다시 쓸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2년 전 맥북을 구입한 이래로 단 한 번도 되팔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우선 아이패드, 아이폰 등 주변 기기와 연동이 잘 이루어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회사에서는 윈도우를 많이 쓰니 회사 컴퓨터와 맥북을 연동하지 못해 불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퇴근하고 집에서 글을 쓰거나, 포토샵 등으로 디자인을 할 때 주변 기기를 이용하면 편하다.
또한 다른 노트북과 비교해서 품질 저하가 거의 없다. 3년 동안 사용했는 데도 처음 샀을 때 성능과 별반 차이이가 없다. 노트북을 여러 번 바꾸는 것보다 맥북 하나로 5년 이상 버티는 게 더 경제적이다.
물론 윈도우에 있는 기능 중 맥북에서 안 되는 게 있고, 어떤 회사에서는 윈도우만 사용하여 맥북을 쓰는 게 불편할 때가 있다. 그 외에 개인 작업을 할 때나 고화질, 고음질 영상을 볼 때만큼은 쾌적한 환경에서 사용하고 있다.
3.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 (약 40만 원)
처음에는 아이패드 전용 키보드에 40만 원을 쓰는 게 정신 나간 짓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매직 키보드를 써보니 미친 쾌감을 경험하고 있다. 타이핑할 때 화면에 글자가 나타날 때 바로바로 나타나서 편하다. 게다가 매직 키보드에는 거치 기능이 있어, 마치 노트북을 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만약 40만 원이 비싸다고 생각이 들면, 아이패드와 원래 한 몸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아이패드 가격을 30만 원 올려 치고 매직 키보드를 10만 원 주고 샀다고 생각하는 식으로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생각보다 매직 키보드가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든다.
4. 침대 세트 (약 25만 원)
작년에 자취를 시작했을 때 아는 동생이 이사를 도와주면서, 침대에는 돈 아끼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쾌적한 수면을 보장해 주는 침대 본연의 기능만 놓고 봤을 때 침대에는 돈 아끼지 않는 게 좋다. 매트리스와 프레임의 질이 수면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간혹 어떤 침대에 누우면 매트리스가 딱딱해서 잠을 자고 나서도 여전히 피곤할 때가 있다. 바닥에 매트를 깔아 놓고 자는 게 더 편할 정도이다.(자취를 하기 전까진 10년 넘게 바닥에서 자 왔다.) 내가 산 침대 매트리스는 너무 딱딱하지도 푹신하지도 않아서 허리가 편안하다.
매트리스 말고도 침대 프레임이 주는 의외의 장점이 있다. 프레임 아래에 수납공간이 생긴다는 점이다. 자주 꺼내 쓰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싶은 물품이 있다면 프레임 아래 보관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요가 매트, 블록, 청소 도구 등이 있다. 처음 자취방에 들어왔을 때 이삿짐을 침대 밑에 넣어 둔 덕(?)에 방 안이 깔끔해졌다.
(물론 편안한 침대가 있는 게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좁은 자취방에 책상과 침대가 함께 있으면 공부하다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보게 될 테니까.)
이외에도 돈을 써도 아깝지 않은 것에는 자동차 수리비, 앱 유료 버전, 게임 정액비 등이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시중에 있는 모든 최신 제품을 다 구입하거나 모든 서비스를 다 구독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여가를 즐기고,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편안한 숙면을 취하는 등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부분에서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돈을 투자해 보는 건 나쁘지 않다.
※ 사진: Unsplash의 Towfiqu barbhu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