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결정짓는 15분.

15분론

  대한민국 해군 출신이라면 질리도록 듣는 말이 있을 것이다. '출항 15분 전' 물론 30분 전도 있지만, 30분은 생각보다 여유롭게 느껴지고, 15분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뭔가 급해진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낙엽도 조심해야 할 말년 병장, 짬 찬 상병, 정치력 만렙 일병, 막내 이병 모두가 급해진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15분은 굉장히 길다. 짧다고 느껴지지만,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걸 군대에서 배웠다.

  

 뭐 군대에서 배울 점이 없어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있었으니 조금은 인생에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항상 해군은 15분 전에 모든 것을 준비해 둔다. 15분 전에 출항을 할 수 있도록 대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점검들을 여유롭게 해 나가며, 넓은 바다로 출항을 한다. 해군 출신들은 전역하면 대부분 약속시간에 15분 정도 일찍 도착한다. 왜냐고? 혹시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르니까 말이다. 혹시라도 사고가 생겼을 경우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물론, 아무 일이 없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럼 이 15분은 어떻게 되냐고?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라. 나는 약속 장소에 나갈 때, 가방에 읽을만한 책 한 권을 넣어 다니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 공부를 해도 된다! 15분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긴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15분들이 쌓이고 쌓인다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우습게 생각하지 마라. 이 15분 동안 매일 영어 문장을 5개씩 외운다고 생각해 봐라. 당신은 거의 원어민과 대화할 때, 막힘 없이 구사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책을 한 권씩 읽기 시작했다. 책이라곤 판타지 소설만 좋아했던 내가 어느새, 도서관에 가서도 책을 읽는 사람이 된 것은 이러한 습관의 변화가 크다. 

 

  습관의 변화뿐만 아니다. 당신의 회사 생활도 바꿔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정말 변하고 싶다면, 의식적으로 15분 간격으로 무언가를 해내보아라.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엄청난 성과로 나타날 것이 당연하다. 당신의 생산성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귀찮으니까 '15분론'이라고 부르자. 나 역시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게 힘이 들어서 그냥 15분씩 써보자고 다짐한 상황이다. 참, 이 글도 15분 타이머를 맞춰놓고 쓴다.

  천천히 변화하고 싶은가? 빠르게 변화하고 싶은가? 당신의 선택이겠지만, 천천히 변화하고 싶다면, 당신이 약속시간에 붕떴을 때, 듣는 노래들을 주의 깊게 감상하면서 들어보아라. 가사에 집중하고, 뮤비를 보는 것처럼 서서 상상해 봐라. 이것은 당신의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언젠가는 친구와 함께 놀다가, 부활의 노래가 길거리에 울려 퍼진 적이 있었다. 근데 갑자기 친구가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가? 당황해서 왜 우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전 여자친구가 생각난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3년은 놀렸던 것 같다. 이 15분이 당신의 인생에서 싫어하는 일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도와줄 것이며, 세계를 풍부한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