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일 년이 지났다.
다사다난한 2018년을 보내며
지난날 적어두었던 브런치에 적힌 글들을 한번 훑어보았다.
하루를 어떻게 써야 할지 항상 고민하던 백수 시절과 디자인 회사에 취직을 하고 그 회사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표현할 곳이 없어 브런치에 또 주저리 글을 적었고 그리고서 4개월간의 근무 후 견디지 못하고 퇴사를 했다.
퇴사에 대해 좀 더 기억해보자면 그 당시에 무작정 퇴사를 결심했던 것은 아니다. 퇴사 한 달 전부터 회사에서는 하는 일이 없어 개인 시간이 많아졌고 개인적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의뢰받아 외주작업을 차근히 하고 있었다. 이 일도 재미있어서 했다기 보단 디자인 툴 사용법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돈도 벌고 실력도 유지할 수 있는 생산적인 작업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퇴사를 하고 나서는 자연스레 그래픽 디자인일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픽 디자인은 내 전공이 아니다. 컴퓨터로 만들고 수정하는 것이니 그만큼 고객의 수정 요구는 잦아졌고 워낙 많은 그래픽 디자이너가 존재하는 곳이니 내가 오래도록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작업물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었다. 터무니없는 페이와 밤 12시를 넘긴 그리고 포스터 한 장에 100번이 넘는 수정 요청을 버티다 보니 그렇게 두 달을 보내고 권태가 찾아왔다. 그래픽 디자인은 절대로 안 하겠다 다짐을 하고 이즈음엔 정말 모든 것을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과 생활을 지배했다.
그리고선 도망치듯 떠난 유럽여행.
이전부터 계획하고 꿈꿔왔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을 좀 앞당겨 다녀왔다. 그곳에서 만난 풍경과 날씨 그리고 사람들. 이 만남들로 아직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는 기분이다.
그냥 숨 쉬는 것도 행복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그렇게 지나가고 현재.
현재라는 단어는 우리 세대에게 버거울 수도 혹은 매일이 그렇듯 흘러가는 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버거움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겠다는 나라는 청춘이 하나가 되고 둘이 되고 열이 되어 수많은 청춘들이 존재하기에 그들과 한마음 한 뜻으로, 바로 옆에는 없지만 가슴속으로 느끼며, 꿋꿋하게 나만의 현재를 살아 버텨가고 있다.
그렇게 2019년을 버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