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이 만들어주는 나라는 왕국의 행복들
어느 순간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는 글을 쓰는 걸 좋아했고,
나는 사색을 즐겼고,
나는 책을 가끔 읽고 서점에 가는 평온을 좋아했고,
빵을 먹는 걸 좋아했고,
오래 가지는 못해도 무언가 새로 하는 걸 좋아했고,
더 어릴 땐
피아노 치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 모든것들을 놓았다.
극단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쓸 떄 부터였을까?
아니면, 사랑하는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랑으로 바뀐 만큼 크게 잘 보이고 싶은 에너지가 필요 없어서 였을까?
아니면 그 좋아하는 것들도 사실상 알고보니, 좋아하지만 이득이 있는 좋아함이기에 그 에너지가 피곤해서 였을까? 혹은, 일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여유가 없어서 였을까?
이렇게 차분히 글을 써내려 가며 나열한 이유들은 각자의 지분들을 가지며 그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또 내가 글을 쓰는 걸 좋아했던 이유는 이런 감정들이 뒤엉켰을 때 친구보다 더 친구 같은 나 자신에게 이야기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지금 이 글을 백스페이스 없이 써내려 가며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것들이 그 당시에 생산적인 취미라는 이유로 좋아했듯이
나는 생산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인 것이고,
그 취미가 정말 아무 생각없이 하는 취미가 아니기에 느끼는 피곤함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래도 어찌 됬든
글 이라는 긴 공백에 있어서 그 시간들을 다른 것들로 채워갔었고,
다시 이렇게 돌아왔음은 나는 어찌됬든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는 거.
아이유가 이야기 했다.
나는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잘 산다는 것이 일을 잘 하고 있다. 가 아니었다고.
나는 잘 사는 것에 일 말고 무엇을 행해왔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사람들은 특히 한국 사람들은 잘 살고 있냐는 질문에 돈을 많이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말해야 할 것 같다.
잘 산다는 것은 돈이 많다는 것도 아닌,
나 자신이 속해 있는 나라는 왕국 속에 그 안에서 내가 푸릇한 잎들과 집과 사람과 사랑과 행복과 일과 돈과 건강 등으로 나만의 왕국을 잘 꾸려 나가고 있냐는 것.
그렇기에, 너가 좋아하는 것들을 놓지말았으면 한다.
그 좋아함이 설령 나를 피곤하게 할 때도 있겠지만,
그 좋아함이 나라는 왕국에서 나를 만들어 주는 것일지도 모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