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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도 힘들 수 있다

천직에 관한 오해들

좋아하는 일도 힘들 수 있다


<1> 사람들의 오해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한 것 아닌가요?"

일하면서 가끔 듣는 말이다.

맞다. 나는 내 일을 좋아한다. 그러니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하다.

그런데 세상이 어디 그리 단색으로만 칠해지던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힘들지 않을 것'이란 기대는 마치 '왕자와 결혼한 신데렐라는 그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결말을 기대하는 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삶은....그리 단순하지 않다.


일단, 좋아하는 일에도 '싫어하는 부분'은 있다.

예를 들면, 나 역시 은근히 서류작업을 좀 하는 편이다. 예전 공무원으로 있던 시절, 나를 가장 지긋지긋하게 했던 것이 서류작업이었다. 실은 서류작업을 아주 못하는 것은 아닌데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이들만큼 해내려면 훨씬 에너지를 더 많이 쏟는 기분이 든다.

또 다른 것도 있다. 내가 상담하는 사람들 중엔 꽤 비협조적인 분들도 많다. '이러실 거면 왜 참여하셨을까?'란 마음이 드는 경우도 있고, 내가 하는 강의에 참여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좋아서 들으러 온 사람들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니까 들으러 오신 분들인 셈이다.


그뿐일까? 좋아하는 일이라도 '일이 너무 많으면' 아주 빈번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멀리 사라져 버린다.

끝없이 이어지는 일의 행군 속에 나를 지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누가 누가 오래 버티나?'....라는....


이런 상황들을 끌고 가야 하고, 그 와중에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끌어내야 하는 것이 내 일의 '싫은 부분'이기도 하다. 


때로 험하고 때로 아름답고, 때로 외로운 길이 직업의 여정이 아닐까?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일이 더 좋다


나는 꾸준한 사람이 아니다. 브런치에 일단 올라오는 글만 봐도 알겠지만 이 글은 거의 2달 만에 브런치에 올리는 글이다.(내가 생각해도 좀 심하긴 하다)

가만히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일을 18년이 넘게 하고 있는 이유는?

'이 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20곳 이상의 직장을 바꾸는 그 혼란속에서도 나라는 사람을 담아내는데 이보다 더 좋은 그릇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만약 다른 일이었다면 지금까지 이 일을 끌어올 수 있었을까? 어려웠을 것이다.

심지어 나는 여전히 미래의 일조차 '직업상담(혹은 커리어컨설팅), 생애설계, 경력개발, 진로문제 해결, 1인기업'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속성을 찾고 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인정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도 힘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일이 주는 효용성이 훨씬 많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고민이 하나 생긴다. 

"그럼 도대체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찾는 건데?"라는 것이다.

부분이 어렵다. 어떤 이는 "가지 일을 오래 하다보니 일이 천직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얘기한다.

또 다른 이는 이런 저런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그 일이 가장 좋은 일임을 알게 됐다"고도 말한다.

나처럼 좀 특이하지만 한번 떠났다가 돌아오니 그 일이 '가장 맞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한 마디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과정엔 왕도가 없다. 다만, 필요한 과정은 있다. 
'내게 맞는 일을 찾고자 하는 열망'과 '실험의 과정'이다.


그러니 혹여 당신이 직업을 찾거나 영위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혼선을 겪는다고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지향점이 분명하다면 그냥 흘러가는 시간은 없다. 당신은 어쩌면 그 목적에 이르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열망'이 분명하다면, 당신의 그 험난한 과정은 분명히 '좋은 실험'이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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