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몸
매트 위에 앉아 발바닥을 맞대고 호흡을 시작했다. 들여쉬고, 내쉬고.
"엉덩이를 뾰족하게 오리 엉덩이를 만드세요."
엉덩이를 내밀면 등이 굽고 등을 펴면 엉덩이가 사라진다.
허벅지는 바닥에 동동 떠서 덜덜 떨리고 고관절이 아파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뻣뻣한 내 몸을 재 조립하려 선생님이 다가올 것 같아 눈치를 봤다.
선생님의 손길은 생각보다 고통이다.
"가슴을 펴 끌어올리세요. 턱 당기고 갈비뼈 마디마디를 조이세요."
선생님의 말은 메아리.
가슴을 펴 끌어올리면 턱이 나도 모르게 천정을 향하고 갈비뼈를 조이면 등이 말리고 허리가 굽는다.
나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적다.
오늘은 말린 등과 어깨를 열어주는 동작을 했다. 이마와 가슴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드는 동작을 하다가 동작이 풀어졌지만 다시 자세를 잡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손이고 발이고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경험을 하고 왔다.
스트레칭으로는 굽은 어깨와 등이 펴질 것 같지 않아 요가 봉을 구입하고 요가실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 재채기가 나서 긴팔 요가복도 주문했다.
건강하게 늙고 싶다는 열망이 내 지갑을 자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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