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잔을 앞에 놓고 생각하는 아침
30일만 하면 무엇이든지 습관이 된다고 말합니다. 나도 얼마간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 만든 습관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매일의 첫 시간에 모닝페이지를 쓰고자 하는 것. 이것은 어떤 책에서 얻은 영감인데 다른 때 같았으면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준비 -예를 들면 이 컨셉에 맞는 노트를 새로 산다거나-하는부터 했겠으나 무슨 일인지 내 손은 오래전에 사놓고 쓰지 않은 다이어리에 닿았습니다. 날짜들을 무시한다면 내일 두면에 글을 채우는 데엔 전혀 상관없었고, 이 다이어리는 원리 이런 목적으로 샀었지만 실행하지 못해 방치해 두던 것이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고운 보라색 표지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게 나의 생각은 즉시로 행동에 옮겨졌고, 나는 이 행위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을 했습니다. 이불속에서 꼼지락 거리고 싶다가도 모닝페이지를 생각하면 저절로 몸이 일으켜졌습니다. 더불어 생겨난 습관들도 있습니다. 내 몸을 더욱 깨우기 위해 모닝커피를 마십니다. 그래서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커피를 내리는 일이 되었습니다. 드립커피에 뜸을 들이는 시간에 1분 스쾃을 합니다. 이것은 조금 늦게 합류한 습관인데 참 적절한 타이밍에 끼워 넣어서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중입니다. 드립커피 할 때 뜸 들이는 시간은 1분 정도가 좋다고 들었는데 그냥 멀뚱히 서서 1분을 기다리는 것은 꽤 인내가 필요합니다. 뜸을 위한 물을 붓고 1분 스쾃을 하면 내 몸은 운동을 하고 내 커피는 알맞게 뜸이 들고. 모닝커피를 마시는 동안은 매일 1분 스쾃을 하게 되어 저절로 습관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책을 읽으면서 창안하게 된 습관입니다. 모닝페이지 쓰기보다 더 오래된 습관은 성경 필사하기입니다. 벌써 3년째 이어가는 습관인데 이것은 정해진 분량 없이 실행하다 보니 눈에 띄는 진척이 없었는데 최근에 분량을 정해놓으면서 진도가 빨라지도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토록 많은 소설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매일 정해진 분량의 글쓰기를 했던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그는 자기와의 약속을 매일 지키기 위해 어떤 글이든 정해진 분량을 반드시 채워?ㅆ다고 합니다. 비록 어떤 날은 적어놓은 글을 대부분 삭제하게 되더라도 일단 매일 분량을 정해놓고 반드시 그 분량만큼은 적어냈다고 합니다. 나도 그렇게 정했습니다. 모닝페이지는 두면, 성경필사는 한 면, 이것이 정해진 분량입니다. 모닝페이지는 지금 손바닥 노트에 적고 있지만 나중에 조금 큰 노트로 옮기더라도 매일 두면은 채워낼 작정입니다. 이렇게 작정을 하고 실행을 하지만 이 습관이란 것도 매일매일 작정해야 합니다. 습관을 지켜내는 것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상이 조금 바뀌는 날은 아침시간에 모닝페이지를 작성할 시간이 사라져 버립니다. 몇 번은 오후에 모닝페이지를 작성한 날이 있습니다. 나의 습관이 무산될까 봐. 그런 날은 지면을 채우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꾸역꾸역 채우는 시간도 있지만 일단은 채우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에 만족합니다. 아직 다른 일들은 습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9시면 사무실에 앉아 있었고, 일을 하고, 시간 맞춰 퇴근하는 것처럼 나의 일상을 매일 시간계획표를 세워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뭐 그렇게 까지 빡빡하게 사나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살지. 하는 생각도 하다가 요즘은 또 나아가는 일과 주저앉는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발견하곤 합니다. 1일 10시간을 책 읽는 시간으로만 보냈다는 사람들, 한 달에 책 수십 권을 읽었다는 사람들. 사실은 그런 사람들의 삶을 조금 엿보고 싶기도 합니다. 혼자 살고 있는 것일까요? 먹지도 자지도 않고? 다른 일상생활은 모두 던져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