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천글자 에세이쓰기 15

by 따시

걱정이라 쓰고 불안이라고 읽는다. 걱정이라 쓰고 짜증이라고도 읽는다. 걱정이라는 것은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즐겁지 않다.

술을 먹기 시작하면 그 순간만 생각하는 남편이 있다. 술 약속이 있다고 말하고 늦는 날 아내는 자꾸만 시계를 쳐다보며 걱정한다. 또 집도 못 찾아올 만큼 취했으면 어떡하지? 밤 아홉 시가 되면 아내의 걱정은 불안으로 바뀐다. 그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는 말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전화한다. 몇 번을 해도 받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전화는 왜 안 받는지. 아내는 하던 일을 멈추고 좌불안석으로 왔다 갔다 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겨우 전화를 받은 남편은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 곁에 있는 사람을 바꾸라 한다. 멀쩡한 동행인이 전화를 받는다. 어딘지 상세히 장소를 알고 남편을 데리러 간다. 이제 걱정과 불안은 사라진다. 술에 취한 남편을 집까지 데리고 올 생각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걱정은 불안으로 이어진다. 불안하여서 걱정하는 것이다. 혹시 넘어질까 봐 혹시 잃어버릴까 봐 혹시 떨어질까 봐. 어떤 걱정들은 그 일을 예방하기 위해 다른 방책들을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감정 낭비기도 하다. 시험 보고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떨어졌을까 봐 걱정되어 뜬눈으로 밤을 새우게 되는 경우. 합격자 발표 사이트를 열어보지도 못하는 경우. 쓸데없는 걱정이다. 합격자목록은 어제 만들어졌고, 오늘 나의 염려와 걱정은 정말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알면서도 우리는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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