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글자 에세이쓰기 20
원칙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정작 그 무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원칙은 이래” 그럴 때 나는 정말 원칙을 알고 있을까? 그 원칙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 완전한 정답일까? 원칙은 변할 수 없는 것인가? 변하지 않는 것인가?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나. 가끔은 무시되어도 좋은 것인가? 나는 원칙대로 살고 있는 사람인가?
업무에 임할 때는 원칙대로 하는 편이다. 가끔은 편법을 쓰기도 하지만 그것도 원칙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편법이다. 일상생활에서는 가끔 원칙을 잊기도 한다. 원칙과 법은 어떤 관계일까?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지키지 않을 시 처벌받게 된다. 원칙은 지키지 않을 시 벌 대신 비난을 받는다. 세상은 개성의 시대다. 어떤 경우 원칙주의자들은 꽉 막혔다는 힐난도 받는다. 원칙은 법보다는 약한, 규칙보다는 강한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원칙은 개인이 정하는 것도 있겠으나 사회가 정하는 것 같다. 사회는 사람이 원칙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때 비난한다.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이 있나? 깨진 원칙은 어떤 것이 있을까?
초, 중, 고등학교 9년 동안 학교를 지각하거나 결석하면 안 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지각 한 번 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했다. 아무리 아파도 출근했다. 그 원칙은 20년 차쯤에 깼다. 사람이 아프면 결근할 수도 있는 것이고, 나 한 사람 없어도 내 직장은 돌아가는 데 아무 문제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부터다. 원칙을 깨고 새로운 원칙을 세운 거다. 쉬어도 되는 원칙. 하나의 원칙이 깨질 때 새로운 원칙이 생긴다. 늙고 병든 부모를 자식이 모시던 원칙은 깨진 지 오래다. 요양원으로 혹은 요양병원으로 모신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외면하지 않고 돌본다면 되는 것이다. 아이는 반드시 엄마가 데리고 키워야 한다는 것도 원칙에서 벗어났다. 바쁜 세상 아이들은 어린이집으로 엄마들은 직장으로 가는 원칙이 만들어졌다. 원칙은 시대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도 오래된 원칙은 지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