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하다고 믿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인간 본성이 본질적으로 악하고 이기적이므로 통제와 규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었다. 적절한 규제 없이는 통제 불능의 사회가 되어 오히려 상대적으로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의 영향일 수도 있고, 내가 살아온 세상에서의 경험 탓도 있다. 그러나 내가 살아 온 세상이라는 것 역시 미디어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아 오랫동안 한 방향으로 굳어진 믿음으로 이루어진 곳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두 경우의 시각은 동일할 수 있다.
『Humankind: A Hopeful History』를 읽기 전 까지는 나는 철저히 인간은 본질적으로 악하다는 주장을 지지했다.
『Humankind: A Hopeful History』는 네덜란드 역사학자인 Rutger Bregman이 쓴 책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에 반대하며, 오히려 위기가 닥쳤을 때, 인간은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그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였는데, 전쟁 중에도 사람들은 서로를 도우려는 경향을 보였다는 예시도 있었고, 교도소에서 교도관과 재소자들의 관계가 어떤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호적이고 협력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에 관한 사례 또한 제시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들과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브레흐만은 성공적인 사회는 인간의 이타심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다고 주장하며, 교육, 정치, 경제 시스템이 인간의 긍정적인 특성을 강화하고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즉,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긍정적인 본질적 특성에 주목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행동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뒤집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이 본디 악하다고 믿고 있던 나에게는 특히 매우 흥미로웠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참조: [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저/ 조현욱 역, 2021, (주)인플루엔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