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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gle Dec 29. 2023

어떤 문장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금정연

 서평이라고 하면 어려운 글쓰기라고 생각된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엄청난 인사이트를 만들고, 그 책을 읽어야 할 또는 읽지 말아야 할 이유들을 보여줘야 할 것만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서평을 써왔다. 서평가라고 하면 냉철한 시선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다. 마치 영화 리뷰에 난도질을 해놓는 영화 평론가처럼.


 하지만 금정연 작가처럼 쓴다면 나도 조금 더 편하게 서평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확히는 그렇게 써보고 싶게 된다. 요즘은 편하게 말하듯이 노래 부르는 것이 유행이라고 하던가. 금정연 작가는 편하게 숨을 쉬듯 말하듯 서평을 쓴다. 금정연 작가는 책에서 어떤 한 문장 또는 어떤 한 가지 느낌을 자신의 일상에서 비추어서 서평을 쓴다. '이게 이렇게 연결이 된다고?' 의아하면서도 감탄하면서 글을 읽게 된다.


 글을 쓸 때, 특히 서평을 쓸 때면, 책의 내용과 내 삶이 반드시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왔던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쓰지 않기도 했다. '에이 이런 내용은 내 삶에 없어'라면서 글 쓰기를 회피했다. 그렇게 작가의 서랍에 갇혀있는 책들이 있다. 이제 꺼내줄게. 어떤 문장도 실패하지 않을 것만 같거든.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작가의 재치 있는 문장이나 흥미로운 내용 때문에 소리 내어 웃는 순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웃은 것 같다. 아마도 금정연 작가는 실제로도 재밌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때로는 뻔뻔하고 때로는 한 없이 무너진다. 자기 자신의 스펙트럼에 대한 고찰이 뛰어나다. 글을 얼마나 많이 쓰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도 글을 많이 쓰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겠다고 다짐한다.




 벌써 2023년의 끝이 보인다. 올해 나는 어떻게 삶을 보냈나 가만히 생각해 본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였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했고,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장하다. 나는 올해 초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인가. 더 늙기는 확실히 늙은 것 같다. 내년에는 노화방지를 목표로 삼아야 할 판국이다.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려면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몸이 아프면 병원도 가고, 술도 줄여야 한다. 쉽지 않겠다고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새해 목표로 완벽하다. 그리고 글을 더 많이 써야겠다. 내 문장들은 실패하지 않는 멋진 문장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https://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0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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