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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Apr 29. 2021

로맨틱한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극복해야 할 것은?

주택과 아파트의 차이점에 대하여

줄리아의 전원주택은 나무와 황토집이다. 집안에 있으면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황토집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닌 것이 문제다.


줄리아네 황토집
강아지 보리, 루씨의 샹그리아 편에 등장한 과일주

전원주택의 벌레와의 전쟁


줄리아가 샤워를 하는데 발아래 스멀거리는 느낌이 있어 바라보니 글쎄 커다란 지네가 기어올라오고 있었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기절할 일이다. 소리 지르고 동동거리면서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이 놀러 왔는데 거실에 지네가 다시 등장했다고 한다. 주로 습한 여름에 일어나는 일이라서 지난번 봄에 갔을 즈음에는 없다면서 안심하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지네가 약이 된다는데 잡지 그랬어."라고 내가 말했다. 그러나 정작 내가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무서워서 주변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 침실은 없냐고 하니, 한 번도 못 봤다고 한다. 아마도 침실은 캄캄해서 안 보였을 뿐일 거라고 추측했다. 줄리아는 이제 조금 익숙해진 듯하다.

제니퍼네 썬룸

도심지 단독주택의 경우 내가 제일 질색하는 바*벌레와의 전쟁이다. 나는 방역에 철저했기 때문에 첫 공방 주택에서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내가 직면하는 사태를 빚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파트는 공동으로 주기적인 방역을 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훨씬 나은 것 같다.


지네와 바*벌레 중 어느 편이 나은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아무것도 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다음으로는 쓰레기 문제다.


우리 아파트는 폐기름을 모으는 곳도 있고, 분리수거 쓰레기 함에 날짜와 관계없이 아무 때나 쓰레기를 버려도 된다. 음식물 쓰레기도 마찬가지다. 주택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또 쓰레기를 담아서 내놓으면 여름날 같은 경우 벌레와의 전쟁이 되는 것이다. 시골 전원주택의 경우는 터가 아주 넓어서 마당의 구석에 음식물을 모아두면 동네 고양이나 새들의 먹이가 되거나 썩혀서 퇴비로 사용한다. 제니퍼의 경우 시골의 전원주택단지다. 그런데 음식물 분쇄기를 두어 이런 불편을 해소했다고 한다.


또한 식물을 키우다 보면 각종 해충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


누가 벌레를 좋아하겠는가. 나는 특히 징그러워 죽는다. 그런 내가 딱지 벌레를 잡아 죽이고 진딧물을 잡아준다. 식물이 간질거릴 것 같아서 안타깝기 때문이다. 진딧물이 달라붙으면 나무 진액을 다 빨아먹는지 나무가 말라죽어버린다.


조금 있으면 선녀벌레가 날아다니는 시점이 온다. 이름만 예쁘지 아주 나쁜 벌레들이다. 수입 벌레다. 박멸하지 않으면 나무 진액을 다 빨아먹어서 나무가 죽고 만다. 해충은 내가 아끼는 나무들을 죽인다. 내가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장미과는 벌레가 잘 생긴다. 주의해서 늘 살펴본다.

봄철에 특히 진딧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진딧물은 주로 새싹이 나올 때 나무가 튼튼하지 못한 상태에서 많이 발생한다. 진딧물의 경우 꽃이 피기 전에 나무 밑 주변에 진딧물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모래 같은 모양의 분홍색 가루를 뿌리면 된다. (나는 전주 식물병원에서 구입해서 사용한다.)


이번에 모두 조금씩 뿌렸는데 서부해당화의 경우 이미 꽃이 피어서 왔기 때문인지 진딧물 약이 물에 날아가서 그런지 많이 생겼다. 처음에는 물을 열심히 뿌려서 일일이 씻어줬다.

바로 이 나무다. 서부 해당화. 예쁜 것들은 관심을 아주 많이 필요로 한다. 장미처럼.


동생의 잔소리를 들었다. 누나는 정말 징그럽지도 않은가 보다. 얼마나 식물을 사랑하면 식물의 진딧물을 물을 뿌리면서 손으로 씻어주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삼일을 열심히 씻어줘도 소용이 없다. 결국 오늘 이른 아침에 가서 약을 분무기에 타서 새싹 부분마다 일일이 뿌렸다.


자연 진딧물 치유 비법

막걸리 한 병 + 달걀 5개 정도 껍질 부순 것을 5일간 둔다. 막걸리 뚜껑의 1/3 분량의 발효된 액체와 분무기 가득 물을 섞어서 뿌려준다. (청년 농부에게 얻은 정보다. 지금 만드는 중인데 오늘이 이틀째 밤이다. 주말에나 사용할 수 있다.)


잡초와의 전쟁

잡초는 수시로 뽑아야 한다. 잡초가 영양분을 가져가서 정작 자라야 할 식물들을 죽이기 때문이다. 풍년초(개망초라고도 불리는 식물)의 어린싹은 나물을 해 먹으면 담백하고 맛있다. 무리 지어 있으면 아름답기도 하다. 그러나 잡초에 속한다. 잡초를 규정하는 것은 본인 몫이다. 어떤 식물이 아름답다면 그대로 두어도 될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주택 내에서 내가 보호하고 키우고 싶은 식물의 성장을 막는 것, 이들은 성장 속도와 퍼짐이 빠르다. 나는 그 경우를 잡초로 생각한다. 때로 샤스타데이지가 잡초라고 판단되기도 한다. 아름답지만 다른 식물들의 성장을 방해하며 널리 널리 빠르게 번진다. 그래서 산과 들에 국화나 샤스타데이지가 많은 것이다.


이런 괴로운 점에도 불구하고 주택의 어떤 점이 좋은가 묻는다.

작약

나는 목단보다 작약을 좋아한다. 한창 핀 다음 가을쯤 줄기를 잘라 주면 이듬해 새싹이 올라와 다시 이렇게 아름답게 핀다. 꽃을 피울 때만 자리를 차지하고 남은 계절 땅 위에서 사라지지만 다시 대를 불려 올라오는 모습이 경이롭다.


방울토마토를 따서 싹싹 문질러 입안에 쏙 넣고 오물거릴 때 행복하다. 밭에서 난 봄동을 버무려 먹는 재미가 있다.


바로 이런 맛이다. 땅에서 자라는 것들의 신비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추가한다. 실컷 뛰어도 아래층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집 이야기>

https://brunch.co.kr/brunchbook/madang



<먹고, 자고, 입는 것에 관한 이야기>

https://brunch.co.kr/brunchbook/be-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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