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9. 추천 도서 <첫 부모 역할 책> 도현심
부존 자존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부전자전의 오타가 아닐까? 생각하기 마련이다. 아이의 성격이나 생활 습관 따위가 아버지로부터 대물림된 것처럼 같거나 비슷할 때 부전자전이라고 한다. 부전자전과 달리 부존자존은 부모 존경-자녀 존중을 가리킨다. 아동학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부모 존경-자녀 존중 부모 교육을 배우게 되었다.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연구하면서 부모 교육을 배우게 되었다. 1994년부터 부모 존경-자녀 존중 부모 교육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부존 자존 부모 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용되고 있는 강사 자료 출처는 <첫 부모역할 책>이다. 내가 아동학과 대학원을 다닐 때 부모 교육이란 전공 수업의 교재이기도 했다.
예비 부모나 현재 양육 중인 부모에게 이 도서를 추천한다. 부모의 역할, 양육신념, 양육지식, 양육기술을 배울 수 있다.
나의 사명감을 찾기 위해 내가 공부했던 첫 설렘을 뒤돌아보았다.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심리학과 학부를 다녔다. 대학교 3학년 때 상담 심리를 배우면서 대학생 대상으로 초기 면담을 진행했다. 내담자의 가족사나 과거 경험들이 나를 덮쳐 며칠이고 마음이 힘들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냈었기에 가족은 나에게 있어서 큰 결핍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불안정한 내가 진정한 공감을 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상담사로서 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직감하면서 아동학으로 대학원을 진학했다. 성인의 문제행동이 감당하기 어려우니 아동 대상 놀이치료를 배우고 싶었다. 대학원을 진학해서 정작 놀이치료 수업은 하나도 듣지 않았다. 첫 학기에 부모 교육이라는 수업을 듣고 바로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늘 문제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만 생각했었는데 사전에 올바른 부모 교육을 통해서 부정적인 상황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나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만났던 <첫 부모 역할 책>은 한 글자씩 곱씹었던 도서다. 그 다음 학기 실습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나는 내 마음속 가족에 대한 결핍을 마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혼자서는 해소할 수 없기에 학교 상담소를 찾아갔다. 나의 가족으로부터 먼저 자유로워져야만 내가 타인에게 부모 교육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실습 학기에 나는 건강한 컨디션으로 2인 1조로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 대상으로 부모 교육을 진행했다. 나의 열정이 얼마나 많았던지, 2인 1조로 한국 어머니 대상으로 부모 교육을 하면서 교수님께 허락받고 혼자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 어머니 대상으로 똑같이 부모 교육을 진행했다. 지식을 전달하고, 현장에서 효과를 본 어머니들의 피드백을 받고,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을 보는 나는 너무 짜릿했다. 나로 인해 어떤 아이의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에 부모 교육을 할 때마다 온몸에서 전율을 느꼈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치유 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나는 나의 귓가에 종소리가 울렸다고 생각했다. 나는 부존 자존 부모 교육자로 살아갈 운명이야! 하고. 하지만 나의 첫 사명감이 꺾이는 데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끝으로 도서 <첫 부모 역할 책> 속 인상 깊은 문장을 공유한다.
“많은 사람들은 부모 됨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매우 미약합니다. 이 책의 집필은 고귀한 부모역할을 수행하는 부모들에게 크게 두 가지 사실을 알리고자 시작되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올바른 부모역할에 대한 답이 학문적으로 이미 많이 나와 있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