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spnea#240
0808
떨리긴 떨리네
0830
엄마가 계란밥을 해줬다.
0948
이건 면접이 아니야. 긴장하지 마.
0957
많은 빚을 지고 살았습니다. 그들은 내게 빛이었는데 나는 그들에게 빚만 졌습니다.
1020
고양 스타필드에서 보기로 했기 때문에 서대문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는 법을 택했다. 서대문경찰서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무수히 많은 97로 시작하는 좌석버스를 보내며 내가 탈 9703을 기다리고 있다. 93으로 시작하는 버스만 보다가 97로 시작하는 버스를, 하남 스타필드만 가다가 고양에 있는 스타필드를 가는 것. 세계의 확장은 이렇게 일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1101
원래 계산으로는 10시 55분 도착이었는데 차가 막혔는지 아직도 도착을 못했다. 처음 뵙는 날인데 늦어버리다니- 늦어서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나도 떨리기 시작하네. 청심환이라도 먹고 왔어야 하나.
1448
미팅? 이 끝났다. 공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는데- 음. 내가 생각했던 서점 지기 롤의 느낌보다는, 공간을 쓰게 해준다? 정도의 느낌이 더 훨씬 더 강해서- 나한테 정확히 원하는 것도 크게 없고- 그게 부담이 안 되는 측면도 분명 있지만, 자율성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내게 허용되는 부분이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이니까- 책임질 게 없으면 자율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느낌일까? 근데 좋게 생각하면- 이런 공간을 허용해 주는 게 어디냐 싶은 마음도 크고.
1503
생각이 조큼 많아지네. 근데 메인은 될 수 없을 것 같아. 옵션은 될지 몰라도. 내가 생각하는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삶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오히려 커뮤니티 빌더에 가까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방향과 선택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은데.
1526
쓸 수 있는 공간이 주어졌을 때 내가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
1812
근처 카페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이제야 집에 돌아간다. 카페에서 그전에 책 작업을 위해 갈무리해놨던 문장들을 다시 손보고- 표지로 쓰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그림을 그리신 분이 있는데 그분께도 용기를 내어 메일을 보냈다. 밑져야 본전. 이 문장을 오랫동안 생각했다. 부끄러웠지만. 부끄러움을 이겨내자.라고 오랫동안 생각했다. 손을 뻗자. 돌멩이를 던지자.라고 오랫동안 생각했다. 도하서림의 진우 님이 책을 내며 했던 이야기인 ‘그래도 이렇게라도 담아 놓지 아니한다면 저는 더욱더 부끄러워질 것만 같습니다. 글이 민망하여도 삶이 부끄러운 건 되려 더 참기 어려운 부분입니다.’라는 문장에 대해 아주 오래오래 생각했다.
2011
결국 이 공간도 내 공간이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