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면 어때?
군대를 전역하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역시 저는 소심함에 대명사입니다.
음식이 잘못 나왔을 때,
반찬을 더 달라고 할 때,
궁금한 것을 물어볼 때,
일을 할 때 잘하는 사람이 옆에서 지켜볼 때 등
아직도 소심함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식은땀이 나고 대뜸 말이 안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예전 혹은 어렸을 적 저에 비하면
정말 많이 좋아진 상황이긴 합니다.
(혼자서 카페도 가거든요 ㅋㅋ)
한때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밤잠 설치고,
표정 하나에 하루 기분이 휘청이고...
‘왜 이렇게 유난일까’
‘그냥 넘기면 되는 걸 왜 이리 곱씹을까’
그 작은 마음이 싫어서 저는 늘 자신을 탓했습니다.
조금만 더 무뎌졌으면, 조금만 더 쿨했으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게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심함 덕분에
사소한 말에도 감동할 줄 알았고,
남의 기분을 먼저 헤아릴 줄 알았고,
혼자만의 세계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괜찮아,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라는 말보다
‘네가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말이
더 큰 위로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내가 '소심해서 다행이었다'라고...
세상을 조금 더 섬세하게 보는 눈이,
사람들의 말속에서 숨은 뜻을 읽는 귀가,
한참 돌아가는 듯해도 결국 진심을 놓치지 않는 내 마음이,
조금 느리고 복잡하며 아픈 날도 많았지만 그래서 참 따뜻했다고..^^
덩치에 비해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살아감에 있어 큰 지장은 없습니다.
작은 마음으로 뭔 일을 하겠냐고 걱정을 많이 하지만
다 나름대로의 상황이 오면 잘 해결합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더 큰 용기가 필요할 뿐이지
적응을 못한다거나 일을 못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물론 그런 작은 부분들을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람마다 모든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 작은 마음이 있다고 너무 웅크리거나 기죽지 마세요!!!
소심 시리즈를 쓰는 동안
‘나도 그래요’
‘그 마음 알아요’
공감해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게 참 고마웠고 그래서 작은 마음의 날들이
처음으로 기특했습니다.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이제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우리 안의 작은 마음은 바뀌지 않고 앞으로도 조용히 고개를 또 들겠죠?
그럴 땐,
'괜찮아!!! 소심한 나도 나니까!!!'
라고 말해주세요^^